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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 2021년 피터 팬 상 수상작 ㅣ 미래그림책 167
아네테 멜레세 지음, 김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6월
평점 :
키오스크
아네테 멜레세 글·그림
김서정 옮김
이 책의 표지에 그려진 분홍색의 키오스크 안의 올가에게 인사하고 싶네요.
“안녕? 올가. 키오스크에서 살고 있는 당신의 삶이 신기해 보이고
궁금해요. 분홍색의 키오스크가 참 아담하고 예뻐요. 핑크 키오스크 안에서의 삶이
너무 궁금하네요.”
올가는 기꺼이 나에게 자신의 삶을 소개하고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키오스크는 올가의 인생이나 다름 없다고 해요. 오랫동안 키오스크를 지켜 왔지요.
올가는 키오스크 안에서의 삶이 너무 편하고 좋데요. 날마다 단골손님들을 친철하게
대하며 작은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올가의 삶에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올가는 매일 심심하지 않아요. 늘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올가에게 익숙해져서
그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바로 알 수 있어요. 앙앙 우는 아기는
막대 사탕 하나면 울음을 뚝 그친다는 걸 올가는 이미 알고 있고 아기도
올가를 알아요.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신사는 조간신문을 사러 오는데
항상 제 꼬리를 잡으려 빙빙 도는 희한한 강아지예요.
물론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스쳐 가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녁 때까지 일하다 보면 기진맥진해지지요.
늘 있는 일들로 가득한 올가의 일상을 보고 있자니 나의 삶도 많이 그렇네요.
마치 다람쥐 챗바퀴 돌아가듯이 반복되는 매일이 있지요. 그런데 전 매일의 일상이
너무 고맙고 소중해요.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야속하고
늘 이렇게 사는 지금이 감사한 것은
너무 바쁘게 살았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일까요?
제게는 올가의 일상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어릴 적 동요처럼
그렇게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올가는 가끔 키오스크를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해요.
그럴 때면 석양이 황홀한 먼 바다 꿈을 꾸며 여행 잡지를 읽는답니다.
저도 무엇인가를 그리며 꿈을 꿀 때가 있어요. 비현실적이라서
이루러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꿈을 상상해 보는데 그치기도 했구요.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고군분투하며 몸을 돌보지 않고
매달려 가며 꿈을 이루고자 노력해 보기도 했지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어떤 계기로 나의 삶의 장소가 옮겨지고
생각지도 못했던 아주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내 뜻과 무관하게 삶이 흘러갈 때가 있었죠.
마치 키오스크 안의 올가처럼...
어느날 아침 신문 뭉치를 잡으려는 때에 과자를 훔치려는 남자애 둘을 발견한 올가는
중심을 잃어버렸고 순간 올가의 키오스크가 뒤집혔어요.
그러다 처음으로 키오스크를 들어 올려 움직일 수 있음을 알게 되고
산책을 하다가 개의 목줄에 걸려
물에 빠져버려요.
얼마나 놀랐을까요? 목숨을 잃어버릴 수도 있잖아요.
올가가 살던 곳을 떠나 어디론가 이동을 하잖아요. 그런데 올가는 웃고 있어요.
두려워하지 않고 바다에 가기 까지 물에 몸을 맡기고 흘러갑니다.
큰 파도에 밀려 해변에 다다른 올가는
이제 해변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며 살고 있어요.
꿈꾸듯 그리던 황홀한 석양을 바라보면서요.
삶에 생각지도 못했던 어떠한 일이 일어나지만
내가 무엇인가를 어찌해보려고 하지 않고 몸에 힘을 빼고 살아갈 때
하루 하루를 감사하며 작은 일에 충실하며 살아온 저에게 주어지는
어떤 선물을 받아본 적이 생각해 보니 저에게도 있었네요.
그런데 지금은 무엇인가를 이루겠다고 너무 힘을 주고 사는 바람에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잃어 버렸던 저를 봅니다.
올가가 키오스크와 함께 하는 인생 여정을 바라보니
다시금 몸에 힘을 빼고 내게 주어진 키오스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음 속으로 그리고 바라는 꿈이 이루어지는건
매일의 삶에 소중함을 느끼며 평온 가운데 하루를 충실히 살아갈 때
어느 날 찾아오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의 삶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면
꿈꾸는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실망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허니에듀와 미래아이 출판사의 제공으로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