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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하여
박현희 지음 / 뜨인돌 / 2021년 7월
평점 :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박현희 에세이
뜨인돌 출판사
표지를 보면 두 여성이 서로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달리기를 하고 있다. 표지의 색감 자체가 원색적이지도 않고 파스텔의 공주풍도 아닌 따뜻하면서도 중간 채도인듯한 색들로 그려져 있는 것이 중년 여성의 에세이와 느낌상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 중년이 된 여성이 어떻게 자신을 돌보기로 했는지 인생 선배로서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본다.
1998년 50대로 들어선 어느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감이 많이 되었다. 40대인 나에게 이 이야기는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잘 듣고 조금 더 일찍 나이 듦에 대비할 수 있는 아주 시기 적절한 책이구나 싶었다.
‘나는 이미 노화의 물레 바늘에 찔렸다.’ 우선 이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발톱이 퍼석거리고 두꺼워지기 시작해 발톱 무좀이라고 병원에 갔더니 노화라고 하더란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서 안과에 갔더니 눈물의 농도가 옅어져서 눈물이 나는 노화 현상이라고 인공눈물을 넣어도 효과는 없을 거라는 말을 듣는다. 이건 노화이고 노화는 불치병이라고 스스로 진단명을 붙인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둔감한 작가는 병을 키운 꼴이 되어 더 큰 허리 통증의 문제를 앞에 두고 있다.
나의 몸이 보내는 신호는 무엇이지? 나도 눈이 시리고 눈물이 나곤 한다. 눈에 통증이 있어서 오랫동안 책을 보면 많이 불편함을 느낀다. 안구건조증만 있다고 하기엔 통증이 있어서 조금 더 어려움이 있지만 언제부턴가 나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 일이다. 허리 통증과 함께 몸이 무거운지는 아주 오래 되었다.
어느 날 급한 일이 있어서 뛰었는데 허벅지 근육이 뭉쳐서 한동안 사용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벌써 몇 년은 지난 일인데 그 때도 이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운동 부족이구나 하고는 어떤 개선책 없이 지금까지 그냥 쭉 지내왔다. 과체중으로 지낸 지도 몇 년 되었는데 시정 해 보려는 의지가 별로 없었다.
그런 내가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라는 책을 소개 받아 읽게 되었다. 처음엔 정말 보통의 일들을 쓴 책이네? 라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 수록 뭔가 마음에 이렇게 계속 살아서는 안된다라는 잔잔한 각성이 모래가 쌓이듯 쌓여가기 시작했다.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하고, 모유를 먹여 키워야 아이가 건강하고, 출산은 자연 분만이어야 하고, 출산 후 아픔은 당연한 것이니 참고 견뎌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 속에서 살아왔던 20년이 너무 서러웠다.’
돌아보니 시댁 눈치, 친정 눈치, 사람들이 오해하면 어떻하지? 이런 걱정을 많이도 하고 살았다. 아...... 그럴 필요 없었는데 나를 너무 힘들게 했구나!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사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괜시리 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그 불편함을 감당하기가 너무도 힘들고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조건 내가 참자로 끝나버리고 내가 손해 보는게 더 마음이 편하지... 이러고 살아온 내 삶이 서럽다기보다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면서 알았다. 그 시절의 나를 위해, 힘겨웠던 그 젊은 여자를 위해 진심으로 안타까워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것도. 수고했다. 박현희! 그리고 무탈하게 잘 자라준 내 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고맙다, 박진서!’
나도 이 말을 나에게 해본다. 그리고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리라.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함께 할 누군가를 찾아봐야겠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기대하지만 우선 작은 프로젝트를 이루어 가며 나 자신을 돌보고 싶다.
걷기, 뛰기, 스트레칭 등 간편한 운동을 해보고 일기를 써보면 좋을 것 같다.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말라는 저자의 말처럼 아주 작은 실천에 감사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보려한다.
이 글은 허니에듀와 뜨인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