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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커피생활자 -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과 살다보니
나카가와 와니.나카가와 쿄코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핀 / 2021년 2월
평점 :
표지의 아기자기한 글씨체와 그림체. 이 둘만 보아도, 이 책에 자연스레 손이 가게된다. 게다가 커피에 관한 책이라니. 집에서 홈카페를 즐기는 아마추어 바리스타이자 커피마니아인 나에게 관심이 안갈 수가 없는 책이었다.
선주문 방식으로 생두를 로스팅하여 판매하는 와니 커피의 와니씨와 쿄코씨가 집필한 이 책은, 쿄코씨의 커피에 대한 소소한 에세이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레시피 그리고 와니씨의 전문가적 코멘트들을 담고 있다.
자세한 커피 추출 방법에 대해서는, 흔히 집에서는 많이 이용하기도 하고, 가장 간편하면서도 어려운 핸드 드립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칼리타와 유사한 사다리꼴 모양의 드리퍼를 사용하는 나와 달리, 작가는 원뿔 모양의 드리퍼를 사용하고 있었다. 원뿔 모양 드리퍼는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내가 사용하는 드리퍼에 비해 물이 잘 빠지는 것 같아 한번 사용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집에서 손쉽게 로스팅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나 또한 수반을 이용하여 종종 생두를 로스팅하고는 했었는데, 수반보다 손쉽게 가정에서 찾을 수 있는 채반을 이용하여 작가는 로스팅을 하였다. 채반 로스팅이라니.. 커피 공부를 하며 정말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수반 로스팅을 할때마다, 생두가 탈까봐 계속ㅎㅐ서 팔을 흔들어줬어야 했는데, 채반과 주걱을 이용하면 팔도 안 아프고 참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프는 좀 날리겠지만,,)
또한, 쿄코씨가 와니씨의 로스팅을 보고 작성한 관찰 일기도 인상적이었다. 일정 시간마다 로스팅된 원두를 주르륵 나열해놓은 모습이 정말 흥미로웠다. 나는 로스팅을 하면서도 이렇게 해볼 생각은 안해봤는데, 다음에 한번 꼭 시도해보아야겠다.
마지막으로는, 쿄코씨의 커피 레시피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난 커피를 이용하여 요리한다고 하면 주로 원두가루나 동결건조 커피가루를 넣는다고 생각했는데, 쿄코씨는 핸드드립한 커피 원액을 요리에 넣었다. 카레라이스에 넣기도 하고, 감자조림, 고등어조림 등에 넣기도 하였다. 제법 상세하게 레시피가 적혀있던데, 궁금하면서도 사실 섣불리 시도해보지는 못하겠다. 말 그대로의 커피를 넣은 음식이라니.. 디저트도 아닌 음식인 만큼 제법 큰 마음 먹고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커피에 관심이 많은 만큼, 지금까지 제법 다양한 커피 관련 책을 읽었다.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이 책의 차이점은,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소개했다는 점이다. 다소 딱딱하게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소개하기 보다는, 마시는 사람이 행복한 커피, 커피를 이용하여 이것저것 요리를 해보며 즐기는 모습, 커피를 테마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 등을 소개하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보여준다.
다소 딱딱하게 커피를 즐기는 전문가들은 이 책을 보고 커피에 열정을 쏟아부으며 행복을 느꼈던 잃어버렸던 초심, 커피를 즐기는 일반 사람들은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커피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게되리라 기대한다.
눈을 즐겁게 하는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깔끔한 사진까지, 너무나도 마음에 쏙든 책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