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히사이시 조 지음, 박제이 옮김, 손열음 감수 / 책세상 / 2020년 7월

평소 지브리 영화와 음악의 팬인데, 좋은 기회로 지브리 음악의 주역, 히사이시 조님의 에세이를 읽게 되었습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입니다. 그러나 따뜻한 그림체만큼 서정적인 애니메이션 속 음악 또한 심금을 울립니다. 그러한 면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뿐만 아니라, 이 음악들의 작곡가이자 이 책의 작가이신 히사이시 조 또한 지브리 영화의 성공 주역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이러한 히사이시 조 작가가 쓴 짧은 에세이들의 모음집입니다. 지휘하다, 전하다, 깨닫다, 생각하다, 창작하다의 총 다섯 가지 주제를 모토로 이루어진 2-3장의 에세이들이 가득하며, 짧은 만큼 읽는데 부담 없이 술술 읽힙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한, ‘지휘하다’라는 주제였습니다. 작곡가 겸 지휘자와 전문 지휘자의 차이에 대해서 평상시에는 전혀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 둘의 차이에 대해 자각하고 음악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음악의 전달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악보로만 음악이 전달되는 방식에서 이제는 디지털 매체로도 음악이 전달되는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향후에는 또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이 전달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 인생, 음악적 지식과 더불어, 단지 수동적 소비가 아니라, 음악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저는 음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악기를 배워왔고, 대학에서는 고전음악, 현대음악에 대한 교양을 종종 듣고는 합니다. 이 책에는 음악가들, 특히 현대음악가들이 이름이 종종 등장하고, 음악 용어들도 꽤 등장하는 만큼, 음악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는 분들이 읽으신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각 장의 뒤에 해설이 있기에 무리 없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코로나로 음악회 등에 가기 어려운 요즘 시점에 읽기 좋은 음악 관련 교양 서적으로 추천합니다.

별개로, 유튜브에서 지브리 35주년 콘서트를 검색하면, 히사이시 조가 지휘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듣기로는, 유튜브에서 꼭 봐야할 영상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고 하는데, 작곡가 겸 지휘자를 넘어, 연주가 겸 지휘자로서의 히사이시 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하며, 서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