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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산다 - 삶을 바꾸는 실천 독서법
정회일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11월
평점 :
읽어야 산다-정회일
<과연, 나는 혼자서 ‘나’라는 존재의 특징을 알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질문이다. 이 질문은 자세히 풀어서 얘기를 하면 다음과 같다. <당신은 당신이 어떠한 인물이고, 어떠한 성향을 가지면서, 어떠한 성격 및 가치관을 가졌는지를 ‘본인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서’ 표현을 할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하면, 대부분은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 라고 대답을 한다. 그런데 정말로 내가 나라는 존재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과연 혼자만의 사색으로써 가능 할까?
여기에 어떠한 인물이 있다. 이 인물은 홀로 사색을 즐긴다. 그 시간에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보낸다. 어떠한 상황에 놓이게 됨에 따라 반응하는 감정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알아가고, 혼자만의 사색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의 모습을 조금씩 정의를 내린다. 그래서 이 인물이 내린 결론은 “나는 배려심이 있고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어” 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색만으로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알아 갈 수 있다.
여기서 ‘비교’는 돈, 외모, 재산 등 외형적인 물질로 비교대상을 정한 것이 아니라, ‘나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존재’를 비교대상으로 정한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내가 나를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나와는 다른 존재하고 마주할 때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혼자서 사색을 해서 내린 결론이 “나는 배려심이 많고, 착해.”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배려심이 있고, 더 심성이 고운 타자와의 만남으로써 자신이 스스로 정의한 것이 위배가 된다고 여기고 자신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타자의 존재에 대해서 더 생각을 하게 되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 중에서 잘못된 점들을 수정해 나아간다. “나는 상대방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배려라고 여겼는데, 철수(타자)의 모습을 보니까, 내가 너무 나만의 시각에서 했던 행동이 였구나. 앞으로 이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겠어”라고 말이다. 여기서 타자는 사람만이 아니다. 타자는 자신을 뺀 나머지가 될 수가 있다. 즉 책, tv, 영화, 이웃집 할머니, 동물들의 모성애등 말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독서천재 홍 대리>의 공통 저자중 하나인 정회일이 쓴 <읽어야 산다>이다. 이 책의 부제는 삶을 바꾸는 실천 독서법이다. 이 문구만 보면, 책 전반적 내용이 ‘독서법’과 관련된 기술적 측면을 다룬 것으로 짐작 할 수 있겠지만, 전체 책 페이지인 268쪽 중에 45쪽만 독서법만을 다루고 있다. 그 이외의 나머지 부분들은 작자 정회일의 삶을 다루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책과 함께 변하게 된 정회일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인 정회일은 아토피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의사들은 아토피 치료제인 스테로이드의 강도를 높여서 처방을 했으며, 그로 인하여 스테로이드에 중독이 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를 저자는 독서를 통해서 보냈다고 한다. 책을 통해서 위로를 받았고, 병을 극복하려 할 용기를 얻었으며,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 였던 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병에 대한 차도가 있으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 기간에 읽은 책은 2000권 정도라고 말한다. 여기서 2000권이라는 숫자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서 변하게 된 저자의 모습에 주목을 해야 한다. 눈을 통해서 책을 보고, 머리를 이용해서 저자가 강조한 것을 알아가고, 마음을 통해서 저자의 조언 및 주장을 따라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고, 발을 움직이면서 책을 통해서 배운 것들을 직접 실천했다는 것을 말이다.
책과의 만남으로 변하게 된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책이 사람과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책과의 만남은 사람과의 만남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사람과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을 경우, 서로 다양한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보낸다. 얘기를 하는 도중에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는 다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하나는 상대방의 의견이 ‘틀렸다’라고 여기거나, 또 다른 하나는 ‘다르다’라고 여긴다. 첫 번째의 경우는 타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자의 주장에 꼬투리를 잡기 위해서 얘를 쓰고, 상대방에게 공격을 한다. 즉 자신만의 외골수적 생각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이외의 것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경우는 먼저 타자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의견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 라는 생각의 들면, 상대방의 의견에 무엇이 핵심 주장인지를 찾고, 그 주장과 나의 주장이 어떤 면에서 다른지를 파악하고, 또한 그에게서 배울 점을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리고 배울 점들을 실제로 나에게 적용해 본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책은 변화의 모멘트 일 뿐인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서 변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p231 바로 이것이 내가 강조하는 ‘무지를 지知 하는 순간’이다. 무지를 지知하는 것이 지知의 시작이다. 무지를 지知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