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외면 - 이병진 포토에세이
이병진 글.사진 / 삼호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찰나의 외면-이병진

올 겨울에는 밖으로 나가서 사진 찍기를 하지 못했다.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고 싶은데, 밖의 날씨가 너무나 살인적으로 추웠다. 하지만 이 사진에 대한 열망을 달래기 위해서 한 손에 사진집을 집고, 다른 손에는 커피 잔을 들으면서 책상위에 놓았다. 찬찬히 커피 맛을 음미 하면서 하나씩 사진을 읽어 나갔다.

 

사진집을 볼 때마다 떠올랐던 생각은 작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진 작가인 조엘 마이어로위츠은 뉴욕의 거리에서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찍었으며, 우연히 벌어지는 사건들을 포착한 그의 사진은 삶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유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나는 똑딱이포토그래퍼다>의 저자인 안태영는 그만의 시각으로 본 일상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왜 내가 ‘그만의 시각’이라고 지칭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번은 그가 책에서 적힌 촬영장소를 예전에 간 적이 있었다. 그의 사진 책을 보면서 들었던 것은 나는 ‘작가의 사진과 같은 모습(형체)을 본 적’이 없다가 아니라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히 그가 촬영한 곳에 갔고, 그가 촬영한 위치가 어디인지를 추측할 수 있을 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같은 시각으로 보지 못했고, 사진을 찍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와 작가’의 시각 및 사진에 차이가 발생했는가?

 

분명히 ‘작가와 나’는 카메라의 파인더를 바라보았을 때,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카메라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카메라는 내가 원하는 곳을 응시하고, 내가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추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표현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나와 작가’가 다른 것은 카메라의 차이가 아닌,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나와 작가’는 서로 다른 생각, 가치관 철학, 지식 등을 추구하고, 이러한 것들을 기본으로 해서 자기만의 시각을 가지고 촬영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개그맨 이병진의 <찰나의 외면>이다. 이 책의 제목인 찰나의 외면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작성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0세기 사진미학의 거장이자 ‘결정적 순간’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을 ‘찰나의 거장’이라고 부릅니다. ‘찰나의 외면’이란 제게 걸린 불운의 찰나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사진은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었다면 아마 사진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지만 그 매력을 알아가고 느끼면서 얻을 수 있는 재미와 감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들었던 생각은 ‘찰나의 외면’을 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병진씨만의 시각으로 본 ‘찰나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찍은 사진을 보고, 그가 적은 글을 읽으면서, 그가 말하고 하는 뜻을 이해했고, 공감도 했다. 그리고 몇몇 사진들은 그의 생각과 그의 가치관들을 알려준 것들이 있었다. 이 사진들을 보면서 이병진이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중 일부가 사진 속에서 품어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래에는 그가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카메라를 잘 다룬 기술적인 모습을 보다 ‘카메라와 호흡을 한다’는 느낌을 들었다. 카메라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억지스럽고 과장되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백하게 잘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책의 제목인 <찰나의 외면>은 어울리지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빛으로 그린 어느 시인의 이야기> 로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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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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