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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1~2권 세트 - 전2권 - 강풀 순정만화 시즌Ⅰ ㅣ 강풀 순정만화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11년 8월
평점 :
순정만화-강풀
<‘순진’보다 ‘순수한 사람’이 되자>
오랜만에 <순정만화>를 다시 읽었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서 읽었지만, 이번에는 남녀 주인공인 김연우, 한수영을 살펴보면서 읽었다. 나는 이 커플의 나이 차이가 12살 차이라서 관심이 기울인 것은 아니고, 이들이 서로에게 대하는 ‘배려’에 눈길이 갔다. 대화 시, 그들은 존댓말로 함으로써, 서로를 존중했다. 또한 그들은 상대방의 ‘숨겨둔 아픔’을 보고도 외면하지 않고, 그 상처를 포근히 감싸주었다. 지금 우리에게 하기 어려운 사랑의 모습일 것이다.
이들의 ‘순수한’ 사랑을 살펴보면서, 작년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교양 수업 첫 번째 시간에 교수님은 앞으로의 수업 방식 이야기 보다 ‘순수와 순진’ 라는 두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교수님曰:
“지금 이 강의실에 들어온 여러분들은 20대 초반이거나 중반 정도 일 것 입니다. 분명 이 중에서는 달콤한 연애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이예요. 그래요. 여러분들은 지금 이 시기에 사랑과 낭만을 즐기는 시기입니다. 10대 시절보다 확대된 자유 속에서 삶을 즐기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제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바는 ‘순수와 순진’라는 단어들에 대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순진하다’라는 의미는 무엇이 자기에게 좋고, 나쁜 것인지를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단지 잘 보이기 위해서 바보처럼 ‘헤헤’거리면서 무조건 그의 요구 및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순수하다’는 좋은 것, 나쁜 것을 조금씩 경험을 한 다음, 앞으로 의식적으로 나쁜 것을 배제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상대방이 자신에게 무리한 부탁(나쁜 것들등)을 해도, 그의 권위, 그에 대한 사랑 때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거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세요.
무조건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가치관을 저버리고 행동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순진 사람’보다는 ‘순수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 속 주인공들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무심코 떠올랐던 교수님의 말씀. 지금의 나는 순수한 사람인가 아니면 순진한 사람인가, 이것들도 아닌 다른 존재 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