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라센의 읽기 혁명 -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가 들려주는 언어 학습의 지름길
스티븐 크라센 지음, 조경숙 옮김 / 르네상스 / 2013년 1월
평점 :
<당신의 외국어 학습은 보수적 입니까? 아니면 진보적 입니까?>
‘보수와 진보’ 라는 단어들은 정치 분야에서 자주 등장을 한다. 특히 총선 및 대선 선거에 다가 올수록 이 두 단어들은 매스컴에서 자주 노출 되고 있다. 유권자들도 이 기간에 ‘보수와 진보’라는 단어들을 통해서 자신만의 성향을 표출하고 있다. 그것이 지나치면, 후보의 능력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이념적 잣대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 예를 들면, 한 보수적인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보수적이니까, 보수당 후보만 무조건 뽑을 거야. 진보는 어차피 별 볼일없을 거야.” 라고 말이다. 이와 반대로 일부 진보적인 사람도 이와 유사하게 말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하는 바는 우리 사회는 이 두 가지 시각(보수 or 진보)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것을 유지하고, 그것에만 매달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가지 시각에만 매달리고 그 이외는 무시한다. 진보적인 사람은 보수적인 성향을 무시하고, 보수적인 사람은 진보적인 성향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보수와 진보의 의미는 서로 이질적 관계가 아닌 서로 보완적인 관계이다. 보수는 ‘기존의 체제가 잘 유지 되고 있다고 판단을 내리고, 이 체제를 유지만 하면 앞으로 더 좋아 질 것’이라는 의미이고, 진보는 ‘기존 체제에서 잠재적인 문제점이 발견하고(앞으로 이것을 방치하면 더 큰 피해를 끼칠 것으로 판단이 되기 때문에), 지금 이 문제에 관련된 것을 해결하자’는 의미가 있다. 즉 보수와 진보는 ‘기존의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입장 차이로 생성되는 것이지, ‘어느 것이 옳고, 그 외의 것은 틀린다.’ 라는 확고한 이분법적 판단 논리가 아니다.
이 두 가지 단어(보수 or 진보)는 정치 분야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교육 분야 특히, 외국어 분야에 해당 된다. 현재 외국어 분야의 학습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 수업에는 선생님의 지도 아래 독해, 쓰기, 말하기 그리고 문법 등을 나름 체계적으로 받고 있다. 교사가 가진 지식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그대로 옮기려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이미 오래 전 부터 고수 했던 방식이며,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 까지 아무 별 탈 없이 진행 되어 왔기 때문에, 지금에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현재 외국어 교육에서의 보수적인 입장 모습이다. 반면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D.크라센은 외국어 교육에서의 진보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은 기존 방법(수업을)하는 것만으로는 외국어를 습득하기는 어렵고, 책 읽기만이 외국어를 효율적으로 습득 할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을 더 자세히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P59
읽기가 읽고 쓰는 능력인 리터러시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많은 연구를 통해 한 가지 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읽기는 우리에게 유익한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 더욱 강력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읽기가 유익한 방법이다. 읽기는 좋은 독자, 훌륭한 문장력, 풍부한 어휘력, 고급 문법 능력, 철자를 정확하게 쓰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결론이 옳다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읽기의주요 대안인 직접 교수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다른 분야의 연구 및 이론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초보 읽기 발달을 살펴보는 연구에서는, 책을 읽는 동안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면서 읽기를 배우게 된다는 의미로 ‘읽기를 통해 읽기를 배운다’ 라고 결론 내렸다. 언어 습득에 관한 연구에서 나는 언어습득은 오지 한 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불안간이 적은 상황에서 내용(messages)을 이해 할 때 또는 이해하면서 받아들일 때만 언어를 습득 할 수 있다. 여기서 불안감이 적은 환경에서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율독서의 개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크라센은 ‘기존의 외국어 학습 방식으로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효과가 없다’ 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에 따른 근거들을 사회과학적 방식(비교 실험)으로 실행한 데이터 값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즐겁고, 재미있는 상황에서 외국어(언어)로 쓴 책을 읽어야 언어를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다’ 라고 말한다.
지금 토익 공부를 하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이 던진 말은 의미심장 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보수적인 방식으로 외국어를 배웠다. 지금은 이 방식에 오히려 익숙해져 있다. 외국어는 지금 나에게 있어 ‘또 다른 수학 공식집’과 같은 존재이다. 주어 다음 동사~~~, 가정문을 쓸때는 현재와 반대적의미로 쓰여야 한다 , 단수 동사는 단수 주어만 등.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이해하려고 애를 썼고, 좌절도 몇 번을 했다. 생각보다 실력이 향상이 되지 않으면, 나 자신에게 화를 낸 적이 몇 번이지 모를 정도이다. 이렇게 십년 넘게 외국어를 배웠는데도, 제대로 된 문장을 구사하지 못한다. 심지어 어느 날 외국인이 내 옆으로 다가오면, ‘혹시 나에게 말을 걸까봐’라는 두려움에 옆 칸으로 발걸음을 옮긴 적도 있다. 이러한 나에게 이 책은 ‘왜 네가 지금까지 영어로 힘든 이유’를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이제부터 학습 방식을 한번 바꿔 보아야 겠다.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자율 독서’로 말이다.
p168
자발적인 독서가 최고 수준의 리터러시를 보장하지는 못하더라도 무난한 수준은 보장한다. 또한 어려운 텍스트를 다룰 수 있는 언어 능력이 길러질 것이다. 자육적인 독서가 없다면, 아이들이 그 기회를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