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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
NHK 무연사회 프로젝트 팀 지음, 김범수 옮김 / 용오름 / 2012년 7월
평점 :
무연사회-NHK무연사회 프로젝트
p144 무연사회란 무엇인가를 미즈노씨에게 배우게 되었다.
“다른 사람과의 인연이 없어지는 것은 살아 있는 채로 고독사 하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자신도 아무런 역할도 하고 있지 않다면 살아 있는 거나 죽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존재가 없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아닙니까. 그래서 사람과의 인연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연사회는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 단어를 단순히 생각하면은 ‘쿨한 삶을 살다 가는 구나.’라고 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무연사회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내포한다. 자신이 죽음의 문턱에 가까이 다가올 때 또는 다가오고 있는 것을 인식할 때,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쓸쓸히 ‘홀로 죽음을 맞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홀로 살다 홀로 돌아가신 자를 행려사망자라고 말한다. NHK무연사회 프로젝트팀은 관공서에서 행려 사망자에 대한 자료들을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일일이 전화해서 행려사망자를 알아냈다고 한다. 이렇게 조사한 일본 행려사망자의 수는 연간 3만 2000명 정도이다.
NHK무연사회 프로젝트팀은 신문에 나온 행려사망자의 삶을 역 추적을 해서 왜 이러한 죽음을 겪게 되었는지를 조사했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앞으로 무연사회는 유지 될 것이며, 지금 20대의 경우, 지금보다 악화된 사회를 경험할 것(지금보다 행려사망자의 수는 증가함)이다. 이 팀에서 무연사회가 초래한 이유를 개인주의, 독신가족 증가, 비정규직 증가, 핵가족 사회의 추세 등이라고 선정했다.
오늘날 가족은 예전에 비해 ‘가족의 의미가 축소된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예전에는 3대가 같이 살면서 누군가가 아프거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면, 서로가 도와주었다. 그렇지만 오늘날은 핵가족을 넘어 독신주의가 팽배해지고 있어서, 오히려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여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오늘날 부부이혼률은 3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하고 있을 정도로 독신주의가 커져가고 있다. 또한 노인들은 자식들과 같이 살고 싶다 라기 보다 노년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 또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라는 이유로 홀로 살아가고 계신다. (1인 노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무연사의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p113 부모와 형제 같은 가족이 떨어져 사는 생활방식. 요즘 시대에는 누구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도 부모는 오사카에 남동생은 센다이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일이 바쁜 것도 있지만 부모님이 계신 곳에 가는 일은 거의 없고 전화도 3개월에 한번 걸면 다행이다. 만약 부모님이 집에서 쓰러져 있어도 떨어져 사는 내가 알아차릴 수 없다. 다테야마씨의 경우를 취재하면서 자신의 주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느껴 등골이 서늘해졌다.
무연사의 증가는 단지 일본사회만 있는 특수한 경우인가? 아니다. 한국도 이러한 위험 노출이 되어 있다.
초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 낫고 만혼, 미혼 추세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이 처한 상화도 일본과 별로 다를 게 없다 통계청등 여러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1인 가구는 최근 3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해, 전제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현재 24.4%이다. 1-2인 가구의 70%안팎이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며, 빈곤인구의 절반이상이 1-2인 가구에 집중되어 있다. 65세 이상 노인 5명 중3명은 자녀와 따로 산다.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은 36%에 불과하고 자식과 함께 살고 싶다는 부모도 29%에 그친다. 50세가 다 되도록 결혼하지 않은 서울의 미혼인구는 최근 40년간 7배 늘어나 150 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p283 노인 빈곤율OECD 1위라는 통계기 말해주 듯이 고령자 사회안전망이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한국의 현상은 어쩌면 일본보다 더 심각하거나 앞으로 훨씬 심각해 질지도 모른다. 무연사만 놓고 보더라도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연고자 없이 홀로 숨진 사람이 270명이며 이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한국일보 2012/02/01 14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누구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다’의식이 이렇게 무섭게 다가오는 세상에서 나는 살고 있다.
과연 이 짐이란 무엇을 위미하는가? 단순히 보살핌을 당한다고 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누구나 살면서 그런 경우를 처하지 않은가? 왜 ‘짐’을 단순히 의지하는 의미로 생각되어지고 있는가? ‘짐’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타자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남을 믿는 것이고, 그와 더불어 남에게 신뢰를 받는 관계라고 여기면은 안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