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유민호
행장(obituary): 죽은 사람의 주변인물이 성명, 자호, 관향, 관작, 생년월일, 자손록 그리고 평소의 언행 등을 서술하여 후일 사관들이 역사를 편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료
요즘 tv를 예전만큼 즐겨보지는 않지만, 3개의 프로그램만큼 꼭 본방사수를 한다. 만일에 본방을 못 보면, 주말에 방영되는 세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본다. 내가 이만큼 애착을 갖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런닝맨>, <생활의 발견>이다. <무한도전>, <런닝맨>들은 일주일 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어서 보고 있으며, <생활의 발견>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알 수가 있어서 시청한다. 특히 생활의 발견은 정말이지 꼼꼼히 시청을 한다. 그만큼 나머지 2개 프로그램보다 본방 사수율이 높은 편이다.
<생활의 발견>의 매력은 달인들이 일하는 모습이다. TV화면 속에서 그들이 일 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와~~~~” 라는 감탄사만 입 밖으로 세어 나온다. 그 만큼 달인들은 인간의 한계(상식으로써의 한계)를 넘어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기억 남는 것은 달인은 ‘자동차 세차 달인’이다. 이 달인은 물총으로 다양한 곳까지 차를 세차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차 문틀 부분인 난간 쪽을 물총으로 쏘아가면서 청소를 하는데, 차안 시트 쪽으로는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는 그의 실력을 보면서 “~~~~와와~~~~~~” 라는 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달인의 삶의 모습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즉 우리들 서민들의 삶을 반영한 프로그램이라서 선호한 것이다. 매스컴은 우리들의 삶을 잘 보도하지 않는다. 매스컴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점은 기업의 CEO, 정치인, 연예인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들이다. 그들이 우리사회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주로 보도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만이 사회 발전에 기여했을까? 아니다.
지금의 발전된 사회 모습은 단지 이들 때문이 아니라, 온 국민이 협력해서 지금과 같은 사회를 이룬 것이다. 사회 속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생활의 발견>이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것이라면, 이 책의 <행장>은 신문 부음 기사 란에 적힌 인물들(미국은 우리와 다르게 부음 기사 란에 유명인사만 기술하지 않는다. 유명 인사가 아닌 평범했던 우리 이웃을 기술함.)을 다시 조사해서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어떠한 행동을 해서 이 사회에 기여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거슬러 가보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유진 니다’ 이다.
유진 니다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바이블(성경)의 현지어 번역에 생을 건 사람이기도 하다. ‘히브리어로 쓰여진 바이블을 어떻게 하면 현지어로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가 유진 니다의 삶의 중심과제였다. 세계 각국의 언어와 문자에 스며있는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무려 85개 나라를 유랑한 인물이기도 하다
기독교신도들에게 바이블은 하나님 즉 신의 말씀을 적힌 책이다. 일부 신도는 그의 말씀(바이블)을 각 지역의 문화에 맞게 번역하는 것은 신을 모독한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성경에 적혀있는 단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강압적으로 적혀있는 내용을 그대로 알리는 것이 얼마나 하나님 말씀의 의미를 알 수 있겠는가를 한번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p131 “올리브 나무와 사막을 한 번도 본적이 없고, 낙타와 당나귀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맞춤형 바이블 번역이 필요하다. 얼음, 눈, 물개, 해마 같은 단어들이 대신 들어갔다.
바이블의 잠재된 내용을 제대로 알리려고 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문화에 맞게 변형을 해야 한다. 즉 말씀의 형태들은 달라졌지만, 바이블이 간직하고 있는 의미는 전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다의 노력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니다의 생각이 반영된 바이블이 출판되고 있다.
p132 나다가 제창한 바이블 번역은 1970년대 중반부터 크리스찬 역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미국 바이블협회(ABS)가 발간한 전 세계200개 언어로 번역된 바이블의 대부분은 니다의 생각을 반영해 출간되다. 바이블에 등장하는 동일한 의미의 단어를 하나로 통일해 전달하는 알기 쉬운 바이블 번역 작업도 니다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세계 경제 순위 13위와 1인당 GDP는 2만 달러이다. 그리고 이 작은 나라 안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있을 정도로 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분명 예전보다 삶의 질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6.25 전쟁 휴전을 기점으로 전 세계의 구호물품을 받는 나라에서, 그 이후인 60년 뒤에는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자신들의 국가모델로 설정하고 있다.
오늘날의 한국을 있게 한 것은 ‘소수의 엘리트, 기업인들’만이 이룩한 것들이 아니라 1970년대에 “잘 살아보자” 목적으로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높은 수준의 근로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그리고 독일에 취업한 남녀들은 그 나라에서 선호도가 낮은 직업을 선택 받아야만 했다. 남자들을 광부로써 생활을 하고, 여자들은 치매병원 간호사로써 근무를 하면서 벌어들인 외화를 본국으로 보내야만 했다. 너무나 우리 주변에 같이 있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P.S <생활의 발견>을 보면서, 어두운 지상에 작게 빛나고 있는 별들인 달인들을 보면서 앞으로 열심히,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