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채근담 - 마음의 사색
한용운 지음, 성각 스님 옮김 / 부글북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채근담-한용운

 

힐링을 시켜준 <채근담>

 

나는 대학 졸업 예정자이다. 그리고 이번 하반기 취업시즌을 처음 겪은 자이기도 하다.

학교 생활의 마무리에 있으면서도 사회생활의 입구에 다가서고 있다. 지금 학교생활은 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사회생활의 입구(기업 취업)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원하는 기업들에게 이력서를 제출을 하지만, 서류 통과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기업들로 부터 받은 이메일에서 “귀하의 자질과 인성은 우수하나, 채용인원이 한정되어........” 라는 문구를 볼 때 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27년을 살면서 나름 착실하게 살아 왔다고 생각 했는데, 서류조차 통과를 못하는 실정이라니,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라고 스스로 물어 본다.

 

요즘 이런 상황을 계속해서 겪고 있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이런 상황 놓여있으면서 중요한 것은 ‘힐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손길이 가는 책들이 있다. 그 책들은 <인생을 사는 최고의 지혜>, <장자>, <채근담>이다. 이 책들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은 아무거도 아니며 또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 책이다.(이런 말을 하면,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젊은 놈이 뭐가 힘들어’라고 꾸중하실 겁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제가 지금 힘든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글을 읽고 있으시면 너그럽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학교에 가려고 방을 나서기 전, 책장에 꽂혀있는 <채근담>에게 눈길이 갔다. 마치 <채근담>이라는 책이 나를 위로 시켜주려고, 눈길을 끌기 위해서 뽐내고 있는 듯했다. 이 책을 가방에 집어넣고, 집을 나왔다. 학교에 가는 도중에 이 책을 정독했다. 예전에 읽으면서 감동적인 구절에 밑줄 친 부분을 보면, 그 당시 ‘내가 이런 상황 및 생각을 가졌구나.’라고 인지했다. 또한 밑줄 치지 않는 다른 구절에 볼펜이 가면서 밑줄을 치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서, ‘왜 위인들이 책을 자주 반복해서 읽어라’ 라는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페이지를 찬찬히 넘기면서 인상적인 문구가 나오면, 천천히 음미하면서 반복하면서 읽었다. 나에게 ‘특정 문구에 눈길이 가는 것’은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하나의 표시를 나타낸다. 라는 생각을 한다. 인상적인 문구들을 몇자 적어 보겠다.

 

p34 어리석지 마라

좋고 싫은 마음이 너무 확연하면 사물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현명한 것과 어리석음을 구별하는 마음이 너무 뚜렷하면

사람들과 오래 친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훌륭한 사람은 안으로는 엄하고 분명해야 하지만

밖으로는 언제나 원만하고 넉넉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좋은 것과 추한 것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모두 이익을 누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만물을 탄생하고 기르게 되는

생성의 덕이 되는 것이다.

 

p50 불의를 쉽게 용납하지 말라

타인과 어울리는데 어려운 사람은

역시 뜻을 모우기도 어렵지만 갈라서기도 어렵다.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은

친해지기 쉽지만 헤어지는 것도 역시 수비다.

그러므로 똑똑한 사람은 차라리 자신의 고집 때문에 남들에게 따돌림을 받을지언정

함부로 아부를 해서는 안 되며

또한 잘못된 것을 용납해서도 안 된다.

 

p136 자신의 잘못은 용서하지 말라

남의 과오는 용서해야 하지만

자신의 과오는 용서해선 안 되며,

자신이 겪은 곤욕은 참아야 하지만

남이 겪은 곤욕은 참지 말아야 한다.

 

p155 친구를 함부로 사귀지 말라

사람에게 일을 시킬 때는 각박하게 하지 말아야 하며

각박하면 그 은혜를 바라는 사람이 가버린다.

친구를 사귈 때는 아무나 함부로 사귀지 말아야 하며

함부로 사귀면 아부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문구들이 나를 힐링 시켜 주었다. ‘ 그래, 아직 인생을 반도 채 살아보지 못했는데, 무슨 좌절이냐, 아직 기업들이 많이 있으니까, 좌절하지 말자. 그 대신 한 발자국 더 다가가서 문을 더 세차게 두드리자. “당신들이 원하는 인재가 왔는데, 왜 가만히 듣고 만 있습니까? 얼굴이라고 보여주는 것이 동방의 예의가 아닙니까?” ’ 라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간직하면서, 나는 앞으로 더욱더 세차게 기업들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모든 기업의 건물 전체가 울리도록 앞으로 더욱더 세차게 두드릴 것이다.

 

어느덧 학교에 도착하고, 곧바로 전산실에 가서 컴퓨터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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