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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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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약탈적 금융사회-제윤경,이현욱
채무자는 상환능력이 있을 때는 금융회사의 고객이지만 상환능력을 상실하자마자 노예나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한다.
가계 빚이 1000조인 시대. 1000조 라는 숫자는 너무 커서 어림짐작을 하기 어렵다. 한해 국정 예산을 기준(우리나라 한해 국정예산은 350조 정도 책정하고 있다)으로 살펴 보면, 가계 빚 1000조는 한해 국정 예산의 3년 치 정도의 규모 이다. 가계 빚 1000조인 대한민국을 객관적으로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고, 잠재적 위험이 무엇인지를 국내외 전문가를 통해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2012년 4월 한국은행<통화 신용 정책 보고서>를 살펴보면, “10가구 중 1가구가 소득의 40퍼센트 이상을 빚 갚는데 써야 하는 과다 채무 가구이고, 부채 원금은커녕 대출이자만 부채 원금은커녕 대출이자만 내는 가구가 전체 부채 가구 중 80%나 된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2012년 5월 22일 OECD에서 발표한 <경제 전망>을 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2011년 3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154.9퍼센트로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45.8퍼센트 보다 9.1퍼센트 포인트를 높아졌다고 지적을 했다.
국민 대다수가 빚의 덫에 빠져있으며, 한국 경제도 가계 빚의 더미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경제 성장하려면 어느 층이 증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상위 20%인 사람들일까? 아니다. 바로 중산층이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돈이 돌아야한다. 생산과 소비에서 돈이 원활하게 흘러야 된다. 그런데 상위층의 소비 규모가 커지는데 한계가 있다. 중산층이 증가해야 전체 소비 규모가 커지고, 돈도 제대로 돌고 양적 및 질적 경제 성장이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오늘날 중산층은 빚의 노예가 되었다. 몇 년전 1억 5천만원인 집값이 1년도 채 안 돼서 1억이 오르는 것처럼 집값이 폭등할 때, 너도 나도 대출을 통해서 집을 구매했다. 대출을 통해서 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대출 신청서를 작성 하면서 ‘지금 사서 나중에 시세 차익을 실현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빚의 노예가 되는 특급행 열차표를 끊은 것이다.
집을 사는데 1억을 대출 받았다면, 이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고정적(적어도 100만원 정도)으로 갚아 나가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어느 정도 하다가 다 갚지 못하니, 제 2금융권으로 가서 또 다시 대출을 한다. 또한 이것도 다 갚지 못하면 카드대출을 한다. 점점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 또 다른 대출 상품들을 찾아내고, 그 상품의 채무자가 되어 간다. 즉 빚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그로 인하여 생활비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며, 아파트 집값은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위의 모습은 대부분 우리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잘못해서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는가? 서민들이 단지 ‘돈 벌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서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무리하게 대출받아서 집을 샀기 때문에 오늘날 빚 더미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건가? 그때 당시의 사회를 살펴보면, 금융권이 지나치게 대출 완화(담보 대출 보다는 신용 대출을 확대)를 했고, 언론은 빚을 가지고 집을 사서 살수 있다는 좋은 점만 부각하고, 안 좋은 점은 부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세 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법과 복지에서 주거에 대한 부분을 개정 하지 않고 오히려 전세자금 대출확대를 했다. 정부의 이런 행동은 생명이 위독한 환자에게 응급수술을 하지 않고, 상처 부위에만 연고를 바르는 행위와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민들은 적절한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자기를 뺀 나머지 사람들이(언론,정부, 금융권의 전문가들) ‘빚’의 예찬만 강조하고 '빚의 안 좋은 점'은 외면하고 있는데, 그 속에서 어떻게 ‘빚은 나쁘다’ 라고 말하고 행동을 할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가계빚100조)에 놓이게 한 정부, 언론, 금융권도 어느 정도 책임은 있다.
지금 대한민국 상황은 폭풍 전야다. 더 이상 부동산 값은 오르지 않고, 서민들은 대출금을 갚아 나가기에 점점 힘들어 하고 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유사하게 가고 있다.일본처럼 부동산 가격이 폭락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해본다. 지금부터라도 빨리 빚을 없애야 한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 말이다. 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