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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평점 :
의자놀이-공지영
“현실보다 더 리얼한 소설책은 없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다. 클래식 음악의 웅장함과 긴장감 그리고 감동적인 선율을 느끼면서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더욱 더 책에 몰입을 하면서 읽게 된다. 얼마 전에 <몰락하는 자>라는 소설책을 읽으면서 바흐의 콜트 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면서 읽었고,<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책은 Pachel Canon InD을 들으면서 읽었다. 이번에 읽었던 <의자놀이>는 음악을 들으면서 읽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읽을 수가 없었다. 귀로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은 활기차고 우렁차고 희망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눈으로 보고 있는 책의 내용은 처절했고, 절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중인 쌍용자동차 파업의 진실을 마주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
기사를 보면서, 쌍용자동차 파업의 첫 이미지는 ‘돈 잘 버는 노동자들’이 회사가 어쩔 수 없이 인원감축을 해야 하는데, 파업을 하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것이였다. 이 책을 통해서 이들이 겪었던 상황을 알게 되면서, 내가 처음에 가진 쌍용차 파업노동자에 대한 선입견이 달라 졌다. 이 들은 단순히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자기들의 일터인 공장에 애착을 갖고 있다. 몇 가지 모습을 보면은 알 수가 있다.
파업당시, 이들은 ‘조금 있으면 공장으로 돌아가니까, 최적의 작업 환경을 유지해야 해’ 라는 마음으로 공장 주변을 청소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한여름 파업당시 사쪽에서는 공장 내에 단수와 단전을 조치를 했다. 공장안에는 비상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그것을 가동해서 사용하면, 40도에 육박하는 날씨 속에서 조금이나마 땀을 식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다. 조합원들은 그 비상발전기를 도장공장의 도료가 굳지 않게 하는 연결했다. 단전조치로 인해 도료가 굳어버리면 모든 배관 통과 설비를 다시 설치해야하고 공장 재가동 시기가 적어도 한 달이상 늦춰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보다 공장을 위해서 전기를 사용했으며, 밤마다 공장 안은 암흑 속이여서 촛불도 켜지도 못하고(도료가 인화성 물질임), 몇 번이나 넘어지고 넘어져야 하면서 지나갔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파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회사에 피해를 줄이기 노력하는 그들을 보면서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모르겠다.
파업을 행한 쌍용노동자들이 악인가? 아니면 이들 파업자들을 궁지로 몰리게 하기 위해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이러다가 다 죽는다. 너희는 물러가라”라는 말을 듣게 만든 회사와 경찰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루탄을 쏟아 붓고, 테이저건을 파업자들한테 쏘고, 긴급한 의료행위를 막고, 물조차 주지 않는 경찰이 선인가? 선과 악이 뒤엉켜 버린 모습(공장을 생각하는 파업자들의 모습은 ‘선’이지만 헌법에서는 ‘불법’이고, 경찰은 국가를 위하면서 일을 해서 ‘선’이지만 그 과정들은 ‘악’의 모습이다.)들이 현실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나는 지금 이 속에서 살고 있으며, 나 또한 언제가 선과 악이 뒤엉켜진 존재가 될 수도 있으며, 또한 이들 조합원과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섭다. 이 세상이.........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의 어록임.
p127 "정말 먹을 물이 없어서 입에서 흙내가 나더라고요. 어떤 동료는 최루약이 머리에 쏟아져 온몸에 물집에 생겼는데 씻을 수도 없고 온몸이 가려워서······. 그런데 약도 없고······.코가 찢어진 동료,귀가 찢어진 동료······.제가 너무 미안했어요. 아, 77일간 우리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인권이 유린된 전쟁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