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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는 자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8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음, 박인원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몰락하는 자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금까지 살면서 몰락 및 절망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자기가 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서 서서히 망가져 가는 모습.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본인 스스로 망가져 가는 모습. 자신의 롤 모델이 현실에서 달라서, 그 인물에 대해서 실망하고 분노를 하게 되면서 본인을 몰락시키는 모습. 주위를 둘러보면 몰락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나 몰락 및 절망하는 경험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이 소설은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지은 <몰락하는 자>이다. 이 소설은 베르트하이머 라는 인물이 글렌 굴드(이상적인 예술)앞에서 끊임없이 좌절하고 ‘몰락’하는 인간상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하다. 쉰한 살의 ‘나’는 28년 전에 함께 피아노를 공부했던 친구 베르트 하이머가 죽었다는 전보를 받게 된다. 친구의 여동생이 살고 있는 스위스 쿠에의 장례식에 참석한 ‘나’는 베르트하이머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자살했다는 사실, 그것도 여동생의 집 앞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구의 자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나’는 베르트하이머가 죽기 전에 혼자 살았던 오버외스터라이히 주에 있는 마을을 찾아간다. 본인의 고향에서도 그리 멀리 않은 방크함에서 ‘나’는 베르트하이머가 즐겨찾곤 했던 여관에 투숙하고, 그곳 여주인과 대화를 나눈 뒤에 베르트하이머가 살았던 사냥 별장을 찾아가 집안 일을 돕는 벌목꾼과 얘기를 나눈다. 그 사이 사이에 ‘나’는 왜 베르트하이머가 자살했는지에 대하는 생각과 회상을 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곳에 도달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지? (이 책에서 굴렌을 이상적예술로 상징을 했음) 현실의 삶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곳에 도달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지? 이 같은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더욱더 노력하는 것이 나은가? 이 사실을 받아들여서 다른 방식의 길을 찾는 것이 나은가? 어느 것이 더 좋은 선택이지?
분명 베르트하이머도 굴렌 만큼은 명성이 자자하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연주자로써,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고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나’의 말에서 보면 최고만이 되어야 괜찮은 삶이 라는 것을 였 볼 수 있다.
p84
하지만 나는 아니다. 왜냐하면 글렌을 만나기 전부터 피아노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내 노력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딜 가도 제일 잘하는 사람은 나였고 내가 최고하고 지지해주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런 상황에 익숙했던 나였지만,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상급에 속한다는 것만으로 만족 할 수 없었고,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피아노를 그만두고 스타인웨이를 알트뮌스터에 사는 교사의 딸에게 줘버렸지, 나 생각했다.
최고만을 인정하는 예술가의 모습과 오늘날 한 개그맨이 말하는 “1등만 생각하는 더러운 세상”것과 유사하지 않을까?
어느 분야에서든지 최고가 되는 자는 한정되어 있다. 그곳에 들어가려고 애써도 못 들어 가는 자가 대다수 일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베르트하이머가 체험한 몰락의 크기는 다양할 것이다. 즉, 대상물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대부분은 절망감을 느낄 것이고 극 소수만이 그나마 덜 절망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베르트하이머처럼 극단적인 절망하는 자가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설 속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p91 절망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유일무이한 존재로 여기고 또 그래야만 하는데 베르트하이머는 그럴 줄 몰랐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