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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스펙하라 - 바탕지식을 갈구하는 2030세대를 위한 기초 인문학 강의
신동기 지음 / 티핑포인트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인문학으로 스펙하라-신동기
이 책과 처음으로 마주하면서, <인문학으로 스펙 하라>라는 책의 제목은 나에게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원래 스펙의 뜻은 스페시피케이션의 줄임말, 기기나 시스템의 성능 제반을 의미한다. 즉 스펙의 원 의미는 기계에 대한 성능이다.(하드웨어적인 물질을 주로 비교할 때, 스펙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그렇지만 인문학은 스펙의 뜻 하는 바와 다르다. 인문학은 인간의 학문이다. 즉 정신적인 측면을 주로 다루는 학문이다.(컴퓨터로 보면, 인문학은 소프트웨어적 특징을 가진다.)
이 책의 제목인 <인문학으로 스펙 하라>라는 의미는 예전처럼 단순히 인문학을 즐기는 라는 것이 아니다. 기계의 성능 향상을 위해서 개선작업을 하는 것처럼, 저자는 독자한테 인문학을 공부하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즉 요즘 스펙이라고 하면 영어 공부를 의미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사회 및 사람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 하나의 필수 과정임을 의미 한다. 이것이 저자가 인문학을 강조하는 이유 일 것이다.
인문학은 대략 문학, 역사, 철학을 의미한다. 이 분야들을 독서해 보면 알겠지만, 역사 철학 문학은 어렵고 암기 할 것도 많다. 특히 취미로서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웬만하면 손이 철학책한테 가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문 사 철을 읽는다고 곧바로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느껴서, 문 사 철를 회피하고 외면한다. 여기서 저자는 말한다. 인문학 공부는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라고 말한다. 특히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에게 인문학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이다.
p217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기업은 자기소개서를 잘 쓰고 면접을 잘 보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품성이 좋고 창의성이 있고 남에 대한 배려를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 자기소개서를 보고 면접을 보는 것은 바로 그러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 하는 일시적인 절차뿐이다. 인문학은 품성이나 창의성 사람관계를 좋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업의 CEO들은 대놓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많은 예비 사회인들은 자기 소개서 잘 쓰기와 고도의 면접기술을 익히고 얼굴을 손보는 데만 신경을 쓴다. 일단 어필이 되어야 하니, 이런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깥 모양새만 그럴 듯 할 것이 아니라 여기에 인문학을 통한 품성과 배려 그리고 창의성을 함께 갖춘다면 그야말로 예비 사회인 본인에게는 진실한 당당함 그 자체 그리고 그를 데려가는 회사에게는 축복이자 횡재가 될 것이다.
이제 인문학의 중요성은 알았고, 문제는 인문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이다.
인문학은 대략 크게 문학, 철학, 역사로 구분한다. 여기에 저자는 자기가 만든 동영상 강의를 시청함으로써 단 시간 안에 이 세 분야들의 큰 틀의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나는 저자와 다른 생각을 한다. 인문학은 인간에 관한 학문이다. 즉 적어도 2000년의 역사 및 문화를 가진 인간의 학문인 인문학을 단 32시간 강의를 통해서 얼마 다룰지가 의문이다. 그리고 32시간에 인문학을 다룰려면, 수강자는 단편적인 용어를 주입식 암기를 요구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짧은 강의식 인문학 공부가 효과가 있을지가 의문이다. (나는 여기서 저자가 말한 동영상 강의를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나 자신이 주입식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과연 이 강의가 효과적인지 의심을 가진 것 뿐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이 저자의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지 않았다. 단지 강의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내가 생각한 인문학 공부법은 철저히 체험(저자들의 책을 읽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보면서 저자가 겪은 상황에서 대해서 생각해 보고, ‘저자는 왜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했나?’ 라고 생각도 해보고, ‘과연 내가 저자의 같은 상황에서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만일 아니라면 나는 저자와는 다른 행동을 할 거야’ 라는 과정을 겪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그러면서 나라는 자아에 대해서 생각해도 해보고, 고민하는 것이 강의 시청보다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말한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러셀의 <서양철학사>라는 책만 해도 1000쪽이 넘고, <사기>(민음사) 열전만 2000쪽이 될 것이다.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인문학에 관한 공부 분량은 엄청나게 많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렇게 볼 책들이 많고, 책 내용 또한 어렵고, 지루하고, 오래 걸리는데 그냥 강의를 듣는 것이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나한테 인문학은 단기간에 끝내야 하는 암기 과목이 아니다. 내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인문학을 통해서 나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는 삶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학 역사 철학의 책들을 직접 체험하는 것(저자들의 책을 읽기)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