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히비 니트 북 - 매일매일 조금씩 뜨는
우메모토 미키코 지음, 김한나 옮김, 김수산나 감수 / 지금이책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은근 오타쿠기질이 다분한 것 같다.

하나에 미치면 끝을 볼 때까지 하는 성격이다.

지금은 입덧 때문에 무기력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나의 뜨개는 조만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작년이었다. 시작은 나의 뜨개 선생님 모니뜨 선생님께서 아무히비의 존재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후쿠오카에 위치한 아무히비 뜨개샵은 내가 모르던 사이 책을 2권이나 발간했고

뜨개 좀 한다는 한국 여자들에게 꽤나 인기가 많다고 했다.

덕분에 나도 모니뜨 선생님 책을 빌려봤는데 생각보다 퀄리티도 높고 디자인이 너무 예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진선미모사에 계시는 지혜쌤과 이야기 나누던 중

후쿠오카는 당일치기도 쌉가능이라며 농담 삼아 이야기하다가

진짜 급하게 1박2일 후쿠오카 뜨개 소품샵 투어를 하게 되었다.


정말 하나에 빠지면 미친 실행력으로 끝장을 보는 편이다.

실제로 아무히비 샵에 가서 책에 나온 샘플들을 다 만져보고 다양한 실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나는 일본에서 출간된 아무히비 니트 북 1, 2권을 다 가지고 있었고

최근에 지금이책 출판사에서 아무히비 1권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간되었다.

진짜 아무히비 팬으로서 설레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핫한 뜨개 숍 ‘아무히비’

아무히비의 이름을 내건 첫 도안집

매일매일 조금씩 뜨는 아무히비 니트 북!




왜 이렇게 아무히비가 인기가 많은 걸까 생각을 해보면

깔끔한 디자인과 다양한 유럽실을 사용하여 만든 옷과 소품인 것도 있지만

일단 한국과 가까운 후쿠오카에 샵이 위치해 있어서 많은 한국 팬들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아무히비 니트 북 책을 이렇게 펼치면 첫 장과 끝장이 연결되어 있다. 이 또한 갬성이네 ♥



손뜨개 작가이자 강사로 활동하는 우메모토 미키코가 첫 도안집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소품과 액세서리도 디자인하고 있는 우메모토 미키코의 개성과 감각을 담은 니트웨어 12종과 소품 5종이 수록되어 있다.

일본 현지에서 출간 직후 화제에 오르며 “모든 작품을 다 뜨고 싶다"라는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고 한다.

사실 샵에 가서 니트웨어와 소품을 직접 만져도 보고 구경도 해보니 뜨린이인 나조차도 다 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저자인 우메모토 미키코에 대한 설명이 책 앞장에 간단히 담겨 있었다.

일본어로 ‘매일매일 뜨다’를 뜻하는 이름대로 매일의 일상에서 뜨개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하는

‘아무히비’는 특유의 재치 있고 세련된 스타일 덕분에 일본 현지뿐 아니라 국내 니터들에게도 알음알음 알려져 있다. 

내가 갔을 때는 2층 뜨개 교실은 볼 수 없었지만 1층에는 수입 털실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포르투갈, 페루, 덴마크, 영국, 독일, 스페인, 아이슬란드 등 다양한 전 세계 엄선한 털실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이나 한국에서 보지 못한 실들을 직접 볼 수 있었고

특히 몬딤실에 대해서 관심 가지고 보고 있었는데 여기서 몬딤 실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스와치도 직접 만져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패셔너블한 니트웨어와 소품 17종 만드는 법을 소개되어 있는데 12가지 의류는

전반적으로 체형에 구애받지 않는 낙낙하고 여유 있는 디자인이며 M / L 사이즈로 구분해서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다.

소품으로는 발끝에서 짜 올라가는 양말 3종과 보닛과 비니 각 1종이 담겨있다. 




책에 수록된 샘플들을 확인해 보면 강렬한 색감의 배색 무늬와 오밀조밀한 케이블 무늬

니트로 표현하는 레터링 등 눈길을 끄는 요소로 가득하지만

전반적으로 ‘단순하고 뜨기 쉬우면서도 갖고 싶은 작품’을 표방한 만큼 사용하는 기법 자체는 어렵지 않고 한다.

하지만 나처럼 아직 대바늘 뜨린이는 갈 길이 한참 멀다. 그래서 오히려 더 즐겁기도 하다.




우에모토 미키코의 손뜨개 의류는 귀여운 핏과 자연스러운 곡선 등 편안하면서도 핸드메이드의 감성을 살린 실루엣으로 유명하다.


그래픽 요소가 돋보이는 선명한 배색 무늬와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케이블 무늬도 아름답다.

중복된 느낌 없이 저마다 다른 매력을 자랑하며 결과물뿐 아니라 뜨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형태와 다채로운 무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솔직히 나도 디자인과 출신이긴 하지만 배색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라고 생각한다.

근데 아무히비 이 책을 보면 배색도 어쩜 이렇게 예쁘게 했는지 그 감각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에는 도안뿐만 아니라 뜨개 전반에 도움이 될 실용적인 팁을  잔뜩 알려주어 너무 좋았다.

정말 수많은 일본 니트 책을 가지고 있지만 이토록 친절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참고로 나는 대바늘을 배울 당시에 빠르게 뜨기 위해서 컨티넨탈 기법으로 뜨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실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온다.

실을 바꿔서 각각의 질감 차이를 즐겨보자는 작가의 말이 너무 와닿았다.

같은 디자인이라고 해도 실에 따라 느낌은 정말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게이지도 달라질뿐더러 모양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아무히비 니트 북에서 내가 제일 뜨고 싶었던 빨간색 가디건!

색깔도 너무 예뻤지만 옆에 라운드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저렇게 매끄럽게 예쁘게 라운드 하기가 정말 어려울텐데 꼭 한번 배워보고 싶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 사진을 보는데 정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물론 이 작품들을 실물로 보고 왔지만 너무 예뻐서 아직도 감탄이 나온다.




책 중간중간 다양한 꿀팁들이 담겨 있어서 뜨개질을 처음 하는 초심자들에게도 친절한 책이다.

편물을 더 아름답게, 뜨개질을 더 즐겁게 하는 사소한 방법

실과 바늘 고르기, 색다른 기법, 예쁘게 뜨는 요령에 대한 원 포인트 팁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뜨개 초보자 뜨린이인 경우 형태가 단순하고 비교적 빨리 완성할 수 있는 모자를 추천한다.

스웨터 중에서는 전체를 톱 다운 형식으로 뜨는 둥근 요크 작품을 선택하면 뜨는 도중에 입어보면서 길이를 조정할 수 있어 편할 것이다.




스웨터뿐만 아니라 모자와 너무 예쁜 디자인의 양말도 수록되어 있었다.




작품 포트폴리오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니트 만드는 방법들이 나온다.

대바늘의 코 잡기는 정말 다양한 방법이 있다.

어떤 디자인을 만들 것인가에 따라 시작점도 달라지니 여러 가지 기법을 배워놓는 것이 좋다.



QR을 촬영해 보니 만드는 방법이 영상으로 나와 있어서 초보자들도 보면서 따라 하기 좋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온 실들은 내가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한 실들밖에 없어서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 책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수입한 털실을 판매하며 다양한 실을 다뤄본 노하우로 실의 특성에 따른 편물의 차이와 여러 가지 실을 조합하는 방법과


완성품 관리와 자투리 실 활용법을 비롯해 배색 무늬와 케이블 무늬를 돋보이게 뜨는 요령 등을 알려준다.

뜨개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애매하게 남는 실은 버리지도 쓰지도 못한다는 것을- 그렇게 집에 쌓아둔 게 거의 0.1톤은 되는 기분이다.





그리고 정말 놀라웠던 점은 체크 시트를 만들어 제시한 점이다.

배색 뜨기 할 때나 무늬뜨기 할 때 초보자일수록 이게 몇 단인지 옳게 하고 있는 것인지 혼자 하다 보면 알 길이 없다.

이렇게 체크시트를 이용하여 보다 편하고 쉽게 뜨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무히비 Q&A에서는 기초적인 가지런하게 뜨는 방법과 안뜨기나 시작코를 예쁘게 하는 팁에서 간단하게 사이즈를 늘리는 계산법

로트 번호가 같은 실을 구할 수 없는 경우 대처법 등 누구나 겪어보았을 만한 문제를 책에 담고 있다.





그리고 친절하게 일본 대바늘 호수와 US 대바늘 호수가 달라서 mm 수에 따라 다른 점을 기재해 놓았다.








사실 어렴풋이 일본어를 하기 때문에 일본어 책 사면 도안 정도는 해석이 가능해서 도안 보고 소품을 만들 수 있지만

이렇게 세세하게 꿀팁들이 담겨 있는 걸 보니 책 두 권 다 소장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 책과 한국어 책 번갈아가면서 보는 재미도 굉장히 쏠쏠할 것 같다.


후쿠오카 아무히비 샵 다녀온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한국어로 번역된 책을 보니 더욱 아무히비에 애정이 깊어졌고

조만간 예쁜 실을 구매해서 스웨터 하나 떠봐야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