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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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같은 뼈개그와 지대넓얕 같은 인문교양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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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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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시원한 화채에 동동 뜬 얼음과 수박만으로도 행복해하며 웃는 아이였던 우리는 왜 어른이 되어서 행복에의 재능이 고갈되고 불행을 빚는 일이 많아졌을까. 많이 가진 것을 행복이라 여기면서 왜 가진것들을 행복으로 전환시키지 못했을까.


우리는 행복을 꿈꿀 권리와 함께 행복할 의무도 있다. 다만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을 회피하는 데 시간과 돈을 다 써버려서 정작 행복을 위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순간 불능에 빠진다. 현실과 욕망 사이의 균형잡기에 실패하는 매일매일이 쌓여 삶 전체가 불행하다 울먹인다.

동화속 해피엔딩처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디폴트라 여기고 '무조건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과 행복을 강요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진정한 행복은 행복을 욕망하는 마음과 강요가 아닌 '자신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행복해지는 법을 아는 것이다. 행복의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고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몫이 있듯 각자의 방법도 있다.


호주의 시인 에린 헨슨은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눈물 젖은 베개를 가지고 있다"라고 했던 것처럼 행복은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찰나를 포착하고 향유하는 능력의 문제이다. 일상의 반복을 권태와 지루함이 아닌 기쁨의 리듬으로 느끼며 평범한 날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으면 더 행복해진다는 보편적 진리를 되새기면서, 행복할 권리가 있듯 행복을 정복하기 위해 노력이라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고통 당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노력의 방법 중 가장 빠른 방법이 독서이고 그런 책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행복을 많이 가진 것이라 착각하고 다른 누군가의 몫까지 취해 '함께'가 아닌 나만 웃는 삶은 행복의 실체가 아니다. 사치와 환상이라는 포장에 불과하고 병든 구석이 있을지도 모른다. 내 몫이라 여기고 누리는 행복은 온전한 나만의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수고와 불행에 빚진 바가 있다.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마음의 평화와 안녕의 영향을 받기에 혼자 희희낙락할 수 없다. 우리는 행복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새워야 하지 않을까? 물질적 형편의 문제가 아니라 사소한 것들 속에서 느끼고 향유하는 능력에 깃드는 그 무엇을...


작가의 시골에서의 삶이 어린 시절 부끄럽게 여기던 나의 추억을 소환해 왔다. 왜 행복한 순간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일까?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몰랐을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향수가 나를 병든 사자처럼 책을 읽게 했는지 모르겠다. 산책을 하고 나무에 올라 낮잠을 자고 책을 읽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 누리는 도시에서의 혜택 또한 버리지 못하니 아직 욕망에 충실하고 가진 것에 비해 더 많이 갖길 원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이사를 갈 때가 되면 얼마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실감한다고 하듯이 물건들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비우기 위해 책을 읽지만 종이책이라는 물성이 주는 행복감을 포기하지 못해 집이라는 공간이 책과 물건들로 가득차 마음에 들었다 안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책만큼은 비움의 목록에서 예외로 두고 싶다.


작가가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을 시작으로 짧아서 아쉬운 가을, 여름의 석양과 봄의 달콤함을 더 여름답고 더 달콤하게 만들어줄 고독의 겨울, 고독 속에 유폐되었던 겨울을 지나 다시 살아 봐야겠다고 다짐하는 봄의 사계를 읽으니 장석주 시인이 전하는 '계절의 맛'을 음미하는 것도 소소한 행복의 하나라 생각된다.


독서와 종이책 읽기에의 권유가 참으로 좋았고 겹치는 독서 목록이 나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이었다. 누군가의 고독의 피로 쓴 글들을 (비록 깊이에의 차이는 있지만 작가님과 같은 책을 읽었다는 행위와 그 책을 소유했다는 물성에 만족하며) 오독오독 씹어먹던 순간들이 또 한번 만족스러웠다.

어떤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안정성의 감정이 모든 것을 사랑하고 행복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게 아니라 나의 행복이 누군가와의 사랑을 가져온다.


나의 행복 목록은 뭘까 하나씩 꺼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다보면 찌는 듯한 땡볕도, 장마철의 습기도 짜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아니라 여름이라는 계절의 맛과 추억으로 기억될 행복 한 스푼의 재료가 될테니까.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자궁 속 어둠을 뚫고 나온 행복이란 움을 틔울 새싹들이다.



작가가 무릎을 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말처럼 이런 소소한 행복들을 읽고 나면 가만 앉아 있을 수 없다. 여유가 된다면 작가처럼 물, 책, 김밥 한 줄, 자두 한 알을 챙겨 산책을 나가도 좋을 것 같다. 일단 신발끈부터 동여매고 걸어보자 싶어 아홉산숲을 다녀왔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얼마전 시상식을 장식했던 김혜자 배우님의 대사로 마무리 하고 싶다. 우리 모두 눈이 부시게 행복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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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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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눈부시게 행복하게 하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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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 - 누가 뭐라고 해도
손미나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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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나서 목차를 다시 훑어봤다. 일반적 자기개발서를 읽기 전후에 하는 행동인데 신기하게 이 책에도 통했다. 제목만 봐도 내용이 스쳐갔다. 물론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지만 나에겐 오히려 여행에세이로 읽혔던 멀티북이라 말하고 싶다.


이름이란 뭘까? 그 사람을 그렇게 부르기로 우리끼리 정한 약속? 책은 S와 미나라는 두 명의 각기 다른 사람이 번갈아 쓴 것 같기도, 또는 한 사람이지만 어떤 이들에겐 S로, 어떤 이들에겐 미나로 비치는 한 사람이 쓴 이야기일수도 있다. 한때 개그프로에서 인기를 얻었던 '다중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S와 미나처럼 나도 내속에 얼마나 많은 내가 존재할까?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여러 명의 자신이 존재한다. 어쩌면 여행이란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외부에서만 찾던 이유를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더라도 '내 안의 또 다른 나'라는 친구를 만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우린 가끔 나의 이름이나 사람들 눈에 비친 나를 흉내내며 사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파스칼의 명언을 인용해본다.

많은 유명인들이 그렇듯 한때의 인기에 기대 유행처럼 책을 내는 유형들을 봤다. 'S와 미나'의 이야기를 읽기전 손미나라는 사람도 요란한 여행기와 자기포장이 아닐까 하고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S가 됐든 미나가 됐든 그녀의 이름과 별개로 참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 주는 메세지들이 포근했다.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고 자랑한다는 느낌이 아닌 남과 비교하지 말고 각자 자기를 들여다보라는 메세지를 보내기 위한 한 권의 편지 같기도 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을 위해 소모되는 캐릭터들이 꼭 있고 그게 혹시 나는 아닐까하는 생각에 씁쓸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불편함이 없었다. 누구 하나 책을 쓰기 위해 추억속 그들을 소환해 소모시키는 인물이 없었다. 하모니카가 이어준 무인도 소년과의 우정, 칠순의 나이에 여행가이드를 하는 가비할머니, 아주 특별한 포르투갈 여행 지도를 선물한 로사 아줌마, 빈민가의 영화배우, 키가 2미터라 한국 이름이 '이미터'가 된 하와이의 유쾌한 가이드 등등... 목차만 봐도 내용과 사람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유가 바로 그래서였던것 같다.

조만간 그녀의 전작들도 읽게 될것 같다. 어떤 재미난 여행과 보석같은 친구들을 자랑할지 기대된다. 이런 자랑은 바람직하다. 덧붙인다면 세상 부러운거 없지만 아빠와 주고받은 몇백통의 손편지는 부러웠다.

행여나 돈이 없고 시간이 없어 저렇게 해외로 또는 여행 자체가 힘들다며 배부른 소리 한다할지 모르겠다. 진부할지 모르지만 일상이 여행이 되는 독서를 권하고 싶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기자신에게 귀기울이게 되고 일상으로의 여행을 경험하게 될것이다. 삶이란 여행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S가 됐든 미나가 됐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그녀는 분명, 지구에 여행온 게 틀림없다. 우리에게 이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말이다. "당신은 이미 존재자체로 위대합니다.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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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 - 누가 뭐라고 해도
손미나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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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메세지들이 가득한 여행에세이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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