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ing with China (Hardcover)
Henry M. Paulson / Headline Publishing Group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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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은 우리 경제의 핫 이슈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기술력과 경쟁력에서의 빠른 추격 그리고 정치적 혼란 가능성까지 온갖 우려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내수위주로의 성장전략 전환은 우리나라의 수출 중심 경제운용 전략이 앞으로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이 현재 어떤 모습이고 추구하고 있는 방향과 미래에 전개될 모습이 어떠할지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Paulson은 중국의 역사의 방향을 바꾼 등소평이 죽은 지 일주일 후인1997 2 25일 천안문 광장에서 주룽지 총리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2014년까지 약 18년 동안 중국 지도자들과 나누었던 대화를 돌이키며 미국의 현재 지도자들에게 중국을 어떻게 다루어야 (dealing with China)” 하는지8가지 충고를 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지난해말 중국 관련 세미나에서 금융연구원의 지만수 박사는 중국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정치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득력 있게 지적했다. 이러한 점에서 Goldman SachsCEO로 그리고 미국의 재무장관으로 중국의 최상층 지도자들과 함께 오랫동안 일한 바 있는 Paulson은 중국에 대한 권위 있는 이야기이다.


Paulson이 서술하는 중국의 18년은 인구 많은 개발도상국가에서 세계2위 규모의 경제대국과 국제사회의 리더로 탈바꿈한 시기였다. 중국이 자신을 탈바꿈한 18년은 세계사적으로 결코 순탄한 시기라고 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아시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다. 유가만 보더라도 배럴당 20불 이하에서 시작해서 140불까지 치솟다가 다시 20불대로 떨어진 급변동의 시기였다. 정치적으로도 사회주의 이웃이었던 러시아가 몰락과 분해를 경험한 시기였고 제4차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급격한 기술 변혁도 있었다. 이러한 격랑을 뚫고 중국은 현대화로 나아가고 있고 이제는 새로운 경제모형을 창조하고 있다. Paulson은 중국 지도자들의 역사를 인식하는 긴안목의 정치력이야말로 중국 발전의 핵심요소였음을 증언한다.


하지만 중국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에서 보이듯이 급격한 경제발전은 심각한 사회 경제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해외수요 둔화에 대응한 과감한 확장정책은 과잉설비를 초래하였고 누적된 부채규모는 앞으로 경제시스템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공산당 위주의 정치시스템은 효율적인 집행을 가능하게 하였지만 경직적이고 부패에 극히 취약하다. 민간부문에서의 혁신이 왕성하지만 SOE 중심의 경제는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고 있다. 사법제도가 확립되지 않고 법에 의한 질서가 아닌 공산당의 권위에 의존한 결정은 언제든 사회적 갈등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Paulson은 중국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처방으로 개혁 즉 시장자본주의의 도입을 제시한다. 미국 공화당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Paulson의 시장자본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어찌나 설득력이 강한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보다는 중국의 발전단계에 잘 맞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그는 미국의 한 모임에서 왜 당신은 중국의 발전을 위해 애쓰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한다. 그 질문에 대해 Paulson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미국에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중국경제가 자유시장경제 제도를 보다 많이 도입하고 성공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이라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경쟁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교과서다운 대답으로 Paulson이 얼마나 시장경제에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상당히 혼란스럽다. 예를 들어 중앙집권적 자원배분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우리 스스로 경험했으면서도 중국의 관주도 투자와 발전전략에 대해 두려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중국의 어느 성이 다른 성의 발전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듯이 우리 경제가 중국의 성공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경기도의 경제적 성공이 충청도에 있는 일부 기업과 개인에게 재앙일 수는 있지만 충청도의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은 아니지 않는가. 중국의 성공은 우리에게 도전이지만 새로운 기회이다. 경쟁이 자본주의의 핵심원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장경제 어쩌구저쩌구 하다가도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자주 마주친다. 이런 점에서 천박한 자본주의자들에게 익숙하다가 Paulson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비록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신선하다. 중국의 성장을 두려워하고 자국의 문제를 중국으로 돌리려는 사람들에게 Paulson은 단호한 어조로 다음과 같은 말로 책을 맺고 있다.


At the risk of sounding utterly simplistic, once we have dealt with our own problems, we will find it far easier to deal with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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