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한국사 : 전근대편 쟁점 한국사
한명기 외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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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역사가인 저자들은 서문에 국정교과서 채택 논란을 보면서 역사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공부 목적은 "인간과 사회의 발전적 흐름 속에서 다양한 영역들이 맺는 관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10명의 역사가가 있다면 10개의 관점이 있을 수 있다. 10개의 관점을 가진 이들이 주어진 사실과 역사적 맥락을 조합해 그려내는 10개의 다채로운 이야기는 좌와 우, 보수와 진보를 넘어 그 자체로 인간과 사회, 국가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풍성하게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들의 저술 의지가 책 내용의 충실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저자들은 자신의 전공분야가 논쟁거리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1장에 서술된 고대사 영역에 관한 글을 제외하면 일반인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면 논쟁의 배경과 내용을 차분히 설명해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저자들의 문장을 지루하고 지도나 사진 보조자료는 허술하다. 예를 들어 선덕여왕 초상은 의복이나 장신구에 관한 설명이 없어 본문 이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솔직히 다른 목적으로 썼던 글을 편집의도를 고려하여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묶은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역사는 민족이 공유하는 이야기이다. 카의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현재를 해석하며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기 마련이다. 현재의 국제정세를 논하며 조선말 정세나 명청교체기를 비교한다. 민족 공동체가 공유하는 이야기이기에 역사는 복잡한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합의하는 프레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역사가들은 끊임없이 민족이 공유하고 해석할 이야기를 제공해야 한다. 과연 저자들의 작업이 이러한 과업을 달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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