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예전에 Jay Shetty의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라는 책에서 적어놓은 문구가 떠올랐다. 현재를 의식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 모두 수도자라는 말. 지친 일상 생활에서 하루를 돌아볼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도 2022년 목표를 '기록하기'라고 설정하며 최근에서야 나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살면서 읽어본 적 없는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를 꾸준히 읽으며 내 마음을 챙기며 점차 내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책의 앞부분에서 서술된 주인공의 삶을 보며 마음 한 쪽이 불편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김성곤처럼 자기계발서를 읽고 트렌드 분석 책을 탐독하거나 마음에 힘이 되는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부분부터 나는 김성곤의 미래가 나의 미래와 연관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김성곤은 책의 시작 전부터 이미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한 남자이자 50대 가장이였다. 많은 실패에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는 그였지만 결국 삶을 구석까지 몰고 갔다. 우연한 일로 주인공은 다시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었다. 김성곤은 우연하게 들어간 서울역사 내부의 TV에서 행동의 중요성에 대한 말을 듣게 되며 과거 자신이 젊었을 적 사진을 보며 변화를 결심하기로 한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 변화의 전환점을 만든 것도 '등을 곧게 펴기', '칭찬하기'와 같은 아주 사소한 습관이었다.
아기가 첫 걸음을 내딪듯 주인공도 사소한 습관과 마음가짐을 바꿈으로써 점차 인생의 전환점을 맞기하기 위해 나아갔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도전을 응원하며 진심으로 그가 잘 되길 빌었다. 결국 그는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통해 유명해졌고 성공을 이루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하게 묘사되는 주인공의 성공담을 너무 기대했던 걸까. 김성곤이 극적으로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불길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라? 이건 엄청난 성공인데? 갑자기 이렇게 변한다고? 너무 뻔하다.'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몇 장 넘기는 순간 김성곤은 엄청난 반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일약스타가 된 김성곤은 현실적이지만 아주 당연한 이유로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만약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김성곤의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면 나는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인생의 '전환점'을 찾으려고 읽은 책인데 찝찝함만 남게된다면 어떡하지?'라는 나의 고민도 잠시, 김성곤은 정말 원점으로 돌아가서 자기 삶을 되돌아보며 끝내 자신이 발가벗겨져 내던져진 삶과 악수하게 된다.
물론 김성곤에게도 그런 말들이 먹히던 때가 있었다.그는 자기계발서와 트렌드 분석 책을 탐독했으며 마음에 힘이 되는 영상이라면 무조건 클릭하고 구독했다. - P21
김성곤은 작은 결심을 다졌다.자세를 바르게 하는 걸 지상과제로 삼기로. 모든 걸 다 잊고 오로지 그것 하나만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이다. - P69
삶을 관통하는 단 한가지 진리는, 그것이 계속 진행된다는 것뿐이다. - P235
김성곤은 이해할 수 없는 삶 앞에 겸허히 머리를 숙였다. 그러곤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삶에 대적하거나 삶을 포기하려 하는 대신에, 삶과 동등한 입장에서 악수를 나누기로 했다. - P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