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 물류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노경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물류의 이동을 통해 변화된 세계사의 흐름. 책의 제목과 의미만 두고 봤을 때는 뭔가 거국적인 내용과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읽어보기도 전에 어렵고 낯설 것만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될 지도 모른다. 처음엔 나도 그랬다. 근데도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물류를 통한 세계사에 무지했기 때문이었다. '무지'한데 어떻게 재미를 느끼느냐. 이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짧게 분할되어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쇼트다큐멘터리처럼 우리가 몰랐던 흥미진진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듯한 식이다. 챕터가 짧게 끊기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조금씩 읽어갈 수 있다. 


 전에 하루에 하나씩 인문학 읽기라는 컨셉으로 나온 책을 본 적이 있다. 그 책을 이북 이벤트로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인기가 좋은 이유를 알 수 있을만큼 유익하고 좋은 내용이었다. 이 책도 같은 맥락에서 추천할 수 있다. 보통 아침 지하철에서 책을 많이 읽곤 하는데 하루의 시작을 타인은 모르는 유익한 정보를 습득하는 데 쓴다면 얼마나 유용한 시간인가. 하루에 한 챕터씩, 쉴 때나 이동시간에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세계사를 '물류의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게 신선했다.


 책에 대한 감상은 이 정도고 내용에 관해 다뤄보자면 새삼 신기하다고 느껴지는 게 많았다. 통용되는 단어로 말하자면 '무역'이라는 키워드를 들 수 있겠다. 지금도 세계는 무역을 통해 창출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경제를 발전시킨다. 그리고 무역을 통해 국가의 존재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하므로 무역은 세계 간의 연결 고리로써 작용한다. 근데 과거 세계의 역사를 톺아보며 무역의 움직임을 바라보니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는 당시 시대 상황을 곱씹어보면 더욱 대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인터넷도 없고 문명이 발달되기 훨씬 이전에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떠올리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려봤다. 위 그림은 우선 '무역'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다. 물론 모든 국가가 선박으로 물건을 운송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대표적으로 떠오른 배의 형상을 그려봤고 이를 통해 수출과 수입을 하며 물자가 옮겨다니는 과정을 표현했다.  물류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국력이 옮겨가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순식간이었고 변하는 것도 금세였다.


개인은 사회가 되고 국가가 되어 각 국가 간 교류가 이루어진다. 그 교류는 끊임없이 이어지며 역사가 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만들어지고 있으며, 좋든 안 좋든 사건은 글로 기록된다. 이 책의 키워드인 '무역'을 떠나서 이야기해도 그렇다. '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의 제목은 잘 만든 것 같다. 그런데 '바꾸었다'고 하면 확실한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시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미래는 없는 것이고 오직 현재의 연속 뿐이다. 뭐에서 뭐로 바뀐 과정만 있을 뿐 결과는 없다. 오늘 특정 국가가 권력을 쥐게 되어 경제 대국이 된다고 해도 일 년 뒤에 그게 바뀌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이건 제목에 대한 내 생각이다)


 물론 이 책이 다 읽고 나서 전에 읽었던 내용이 기억에 또렷이 남는다거나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확립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패권 국가'를 설명한 부분을 읽다가 좀 쉬고 다시 생각해 보는데 거기 그 부분에서 말하던 나라가 어디였지?하고 기억이 나지 않았다. 솔직히 읽고나면 대부분이 잊혀진다. 근데 이런 유의 책의 특징일 뿐이고 그게 이 책의 단점은 아니다. 아무래도 여러 나라가 등장하고 흐름이 자주 바뀌고 현실에 근접한 주제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분명한 건 한 번 쯤 읽기 좋은 책이고 습관처럼 아침에 신문을 읽듯이 이동 시간을 활용해 읽으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

국가 권력과 관계없는 상인들 스스로가 물류 시스템을 변혁한 것이다. - P1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