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니 좋다
최미영 지음 / 마음세상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들과 미술놀이 한다고 쌓아둔 휴지심, 각종 플라스틱 병들, 자투리 종이 그리고 공예하면서 하나 둘 쌓인 재료들, 책상 위 널브러진 책들과 각종 소품들, 여기저기 모아둔 동전, 다양한 크기의 쇼핑백과 포장지. 집안을 가만히 둘러보니 정리하고 비워야 할 것들이 한가득이다. 알면서도 늘 우선순위에 밀려 실천하고 있지 않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정리와 비우기. 분명 필요해서 모아두고, 구입한 것들인데 불편한 존재가 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우니 좋다>의 저자는 이런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신혼 살림을 꾸리며 자신의 짐만 2.5톤의 트럭에 실어온 사람. 무엇이든 모으고 버리지 못했던 그녀가, 비우기 시작하며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을 채우고 있다.

물건을 버리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정리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p.51

버리면 그냥 버리는거지, 인생까지 정리가 된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보면 내가 보인다고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물건이 나와 잘 어울리는지, 어떤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지를 알게 된다고 말이다. 작업할 때 도움 된다고 어딜 갈 때마다 챙겨왔던 각종 팜플렛과 리플렛, 티켓, 명함, 홍보엽서. 심지어 이런 것들은 PC와 스마트폰 속에 이미지로도 한가득이다. 하던 일을 내려놓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관심이 가고 좋아해서 여전히 챙겨오고, 모으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집에 와서는 박스 속으로 들어가 다시 나오질 않는다. PC와 스마트폰 속 사진들도 마찬가지, 용량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과감히 나의 과거를 정리해야함을 깨달았다. 정리하고 나서도 3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고 한다. 박스 속에 자리한 팜플렛 등은 3개월 이상 들여다보지 않았기에 정리 대상!! 물건이 아니라 나의 과거가 담겨있던 박스이다. 그녀의 말이 맞다. '물건을 버리는 것은 인생을 정리하는 것'말이다. 어디 팜플렛 박스 뿐이겠는가.

집에 있는 물건들이 나에게 필요한 것들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소유하고 싶은 욕구에 의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지, 의미를 부여한채 물건과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왜 내가 이 물건을 구입했는지, 돈을 주고 이 물건을 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등등. 집안을 채우고 있는 물건들이 새로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획한 일들이 많아 수첩이며, 스마트폰 메모장에도 적혀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이 메모 속 리스트들이 마음편히 '완료'로 표기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비우지 못하기 때문. 나의 집, 나의 생활 속에서 비워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천하고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었음을 느낀다. 하나 둘 비워내며 저자와 같은 삶의 변화를 느껴보자.

 

 

 

물건은 사람이나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마라. 그것이 바로 물건에 미련을 갖는 첫 번째 원인이다. 물건은 그냥 물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p.67

정리정돈은 비우기 시작하면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니 먼저 비우기부터 시작하자. /p.84

갖지 않거나 적게 가져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으니, 행드폰 데이터에 컴퓨터 데이터 용량에 내 행복을 담는 것을 양으로 측정하지 말자. /p.110

물건을 비워내고 나만의 물건을 제대로 사용할까? 아니면 창고같이 물건을 쌓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을까? 그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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