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 포스트 AI 시대, 문화물리학자의 창의성 특강
박주용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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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담긴 백과사전 같은 책이려니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렇긴 했지만...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건, 차갑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강의가 아니라 아름답고 편안하고 따뜻한 휴식 같은 느낌이라는 거였다. 철학, 역사, 수학, 과학...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지식이 마치 폭죽놀이처럼 쉴새 없이 터지는 화려한 책인데, 그게 전부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 


모든 것이 쓸모와 생산성으로 평가되는 지금의 세상에서 사실 인간은 기계에 비해 너무 볼품이 없다. 그걸 모르는 우리가 아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나라는 존재는 너무 쓸모없고 초라해서 조만간 다른 것들에게 대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그런 감정을 안고 살아가다 보니 다들 팍팍하고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인간이란 얼마나 알 수 없고, 그래서 눈부신 존재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우리의 생은 유한할지라도 만들어 둔 것들은 무한히 살아남아 지금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해낸 존재들이니 스스로를 좀 예뻐해도 좋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 AI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우리가 조금은 더 빛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힘이 났다. 요즘 같은 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그리 쉬운 책이 아니다. 특정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마구 뒤섞여 있는 데다, 연도나 인물에 따라 정리된 것도 아니고, 심지어 빈틈없이 빼곡하기까지 하다. 근데 정말 신기한 건, 이게 전부 물 흐르듯 연결된다는 거다. 다양한 분야를 종횡으로 오가면서 넓고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창의성 특강’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강의를 현장에서 듣는 학생들이 정말 부러웠다. 잘 모르는 분야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분들도 이 책만큼은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너무너무 추천합니다.

 

초라하고 쓸모없는 자신에게 실망한 분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아니라서 힘들었던 분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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