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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문학과의 만남 - 중국현대문학@문화 1
한국 중국현대문학학회 지음 / 동녘 / 2006년 8월
평점 :
지금 한국인에게 중국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오는 거대한 텍스트이다. ‘중국현대문학@문화’ 시리즈는 현대 중국에 대한 심층적이고 대중적인 이해를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그동안 ‘한국 중국현대문학학회’는 여러 권의 연구서를 내면서 결실을 맺은 전문적인 연구 결과들을 일반 독자들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를 고민해왔다. 학회에서 ‘중국현대문학@문화’ 시리즈를 처음 기획한 것은 2004년 하계수련회에서였다. 그 해 7월에 편집출판위원회를 꾸렸고, 그 뒤 2005년 11월까지 매월 한 차례씩 만나 목차와 필자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2005년 7월에 필자들에게 원고를 의뢰했고, 이제 그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다. 기획부터 꼬박 두 해가 걸린 셈이다.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첫 기획으로 ‘중국현대문학’, ‘영화로 보는 중국’, ‘중국영화’, ‘중국현대문화’ 네 분야를 선정하고, 각 권의 기획위원을 위촉했다. 기획위원이 주도하여 각 권의 목차를 확정한 뒤 집필을 희망하는 회원들에게서 신청을 받았다. 신청을 토대로 위원회에서 될 수 있으면 필자가 중복되지 않도록 집필위원을 선정했다. 이 시리즈가 급변하는 현대 중국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에서 중국현대문학이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 인정받은 1980년대부터 그에 관한 수많은 저서와 번역서가 출간되었다. ≪중국현대문학과의 만남≫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깊이를 담보하면서도 대학생 및 일반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서른두 명의 전문가가 공동 집필에 참여했다.
1부는 시기별·지역별 문학사론이다. 먼저 ‘근대 전환기의 중국문학’에서는 그동안 고대문학으로 취급하던 ‘진다이(近代)’ 부분을 전환기로 읽어내면서 현대문학과의 관련성을 강조했다. ‘5·4문학혁명’, ‘좌련’, ‘항전’ 등은 1920년대, 1930년대, 1940년대로 나누어, 문학과 사회의 관계, 즉 문학이 혁명․이데올로기․전쟁 등과 직면할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그에 대한 사례를 제시했다. 사회주의 시기(1949~1976)를 하나로 묶은 것은 사회주의 개조 및 건설이라는 시기적 지속성을 중시한 기획 의도를 반영한 결과이다. ‘문화대혁명’이 종결되고 시작된 ‘신시기’는 1980년대의 과도기를 거쳐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새로움을 획득한다.
2부와 3부는 장르론과 작가론이다. 전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 소설, 산문, 희곡 네 분야로 나누었다. 장르별 큰 흐름과 작가론에서 다루지 못한 주요 작가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안배했다. 후자에서는 중국현대문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루쉰부터 최근 작가 왕숴까지, 그리고 타이완과 홍콩의 작가 천잉전, 위광중, 진융을 배치했다. 절망과 좌절을 깊이 맛보았으면서도 그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은 나그네 루쉰, 개인의 자유를 추구한 위다푸와 저우쭤런, 로맨티스트 쉬즈모, 불굴의 여성 (혁명)작가 딩링, 대지의 시인 아이칭, 무정부주의자 바진, 인성을 노래한 선충원, 중국현대극의 개척자 차오위, 근현대 중국의 비극을 대표하는 후펑, 저항시인 베이다오, 지식인 작가 왕멍, 도시통속소설 작가 장아이링, 상저우(商州) 지방문화의 뿌리를 추구하는 자핑와, 사회주의 체제에서 일탈한 신세대를 묘사한 왕숴, 중국인의 오랜 숙원인 노벨상을 수상했으면서도 중국인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망명 작가 가오싱젠, 무협소설을 통해 새로운 중국을 상상한 홍콩작가 진융, 타이완이라는 냉전의 잔해 속에서 고뇌한 지식인 작가 천잉전, 그리고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타이완을 노래한 시인 위광중.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서유럽의 모던을 참조 체계로 삼아 ‘동아시아의 근현대’의 가능성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