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회(同懷) 40년 - 문화과학 신서
임춘성 지음 / 문화과학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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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강사 시절 이웃 학과 노교수의 정년 퇴임 축하 자리에는 기념논문집 봉정이 빠지지 않았다. 제자와 후배 교수들이 스승과 선배 교수의 정년 퇴임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글을 모아 논문집 또는 단행본을 만들어 봉정한 것이다. 문자 그대로 논문 모음집이었고 때로는 주제를 정해 기획 구성한 단행본 형식을 갖추기도 했다. 간혹 논문집 봉정을 마뜩잖게 여겨 마지막 학기 강의를 주제 특강으로 기획해 각 주제 전문가를 초빙해 연속 강의를 진행하거나, 기념식을 생략하고 학술 세미나를 했다는 소식도 간간이 들려왔다. 나도 얼마 전까지 네다섯 차례 그런 글을 썼다. 65세 퇴임이 문자 그대로 정년(停年)은 아니지만, 대학원 입학부터 치면 40년 이상의 학술 생애를 일단락하는 계기임은 분명하다. 퇴임 후에도 연구실을 차리고 꾸준히 결과물을 내는 분도 적지 않지만, 막상 나날이 달라지는 체력과 심력(心力)의 저하를 체감하면서 적당히 멈출 때를 알아야겠구나(知止)’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코로나19 특별 방역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22월 말 29년 근무했던 대학을 떠나면서 학과를 뛰어넘어 동료 교수들의 과분한 환송을 받았고, 목포대 민교협에서는 고별 강연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목포에 거주하는 졸업생과 심포지엄에 참여한 학부생들 그리고 대학원생들과도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한국 중국현대문학학회에서 고별 강연 자리를 앞당겨 만들어주었고 학회의 절친한 후배들과 두어 차례 축하 모임을 했다. 문화/과학의 절친한 선배 부부도 특별한 축하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정년 퇴임을 축하해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을 처음 구상할 때는 내 나름의 일단락이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동안 몇 권의 단독 저서를 내면서 거기에 수록하지 못했던 글 위주로 가능한 매년 한편을 골라 단행본으로 묶고자 했다. 지난 글들을 정리하며 추리다 보니 학술 논문 외에도 서평과 서평 답글, 책 서문, 강연 원고, 추천사, 영화평, 인터뷰, 학술대회 참관기, 사설 등 종류가 꽤 많았다. 특히 이메일로 주고받은 글은 갈무리하면 그 분량이 상당할 것 같았지만 제외했다. 선인들의 문집을 보며 다양한 장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쓴 글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학술적인 글은 함께 내는 다른 책에서 비판적 중국연구의 여정이라는 명목으로 묶은 만큼, 이 책은 가능한 학술 논문을 제외한 다른 글들을 중심으로 선별했다. 그리고 내 생각과 느낌을 드러낸 글을 매년 한 편의 기준으로 골랐다. 물론 이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과거에서 거슬러오기보다는 최근부터 되돌아가는 형식을 취했다. 모든 글은 가능한 발표 당시의 원상태를 유지했고,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 그리고 문맥을 다듬는 수준에서 교정했다. 간혹 추가한 부분은 각주로 표기했다. 부록으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와 추모글 한 편, 그리고 단행본 목록과 정기간행물 게재 글 목록을 실었다. 목록은 일단락을 위해 필요하다 싶어 만들었는데 의외로 게재 글 쪽수 확인에 시간이 걸렸다.

                                                                   ---[책을 펴내며]에서


 

이 책을 처음 구상할 때는 내 나름의 ‘일단락’이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동안 몇 권의 단독 저서를 내면서 거기에 수록하지 못했던 글 위주로 가능한 매년 한편을 골라 단행본으로 묶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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