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에 불타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466
정현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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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에 불타다, 김현종>

고비

​고비는
넘어가는 것이다.

​아침은 (행여나)
나를 고비로
밝고,
저녁은 흔히
나의 고비로
어두워진다.

​모든 고비들은 숨을 쉰다.
그 숨결은 모두
애틋하다.

​시간은 항상 거처가 없고
모든 움직임은 우수의 그림자.

고비를 넘겨야 한다지만,
넘어가도 무저갱(無底坑)을
춤춰야 하지만,

​춤 그것도 물론 증발하고
애틋함만 영원하여,
그것도 남몰래 영원하여
지평선을 이룬다.

​‘고비’ 뿐 아니라 ‘찬미 나윤선’ , ‘모든 말은요’, ‘산골짝에 등불 비출 때’ 가 참 좋다.

6년 전 저자의 등단 50주년 맞아 나온 시집
시도 시지만 뒷부분에 산문이 나오는데 와우

“우리가 공부를 하는 건 저 마음의 구김살을 덜어내는 처방” 구김살이란 단어가 이리 쓰이니 정말 멋진 걸

‘시는 정신에 탄력을 주고 삶의 구김살을 펴는 과정’이라고 저자가 말했듯 내게 있어서 책읽는 건 먼지털이 같다. 마음의 먼지들을 구석구석 털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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