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독서 공동체를 꿈꾸는 작가 장강명의 즐거운 상상
작가. 장강명
소설가. <표백>,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의 다수의 장편 소설을 썼다.
책. <책, 이게 뭐라고>
<책, 이게 뭐라고는>는 읽고 쓰는 세계의 살고있는 장강명 작가가 독서 팟캐스트 ‘책,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면서 읽은 책, 만난 작가 등 그 안에서 느낀 장강명 작가의 책에 대한,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생각의 기록이 담긴 에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즐겨 들으시는 분들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있는 책이다.
이 책은 우선 재미있다. 내가 읽는데 있어 술술 즐겁게 읽었다면 어려움이 없는 책이라는 말이고내용 또한 그만 읽어야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니 유쾌하다. 막 유머가 넘치는 것은 아니지만책에 대한 생각들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공감되는 표현들이 많이 있었고, 의도치 않게 작가님께 영업도 많이 당한 느낌이다.
팟캐스트를 진행하기 전 작가님은 읽고 쓰는 작가였다. 팟캐스트의 시작은 말하는 작가의 시작이기도 했다. 읽고 쓰기, 말하기와 듣기. 국어시간에 많이 보던 단어인데 이렇게 읽고 쓰는 작가, 말하는 작가라는 표현으로 보니 나는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먼저는 책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그냥 책이 좋다. 글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매우 느린 독서를 하는 사람이고 글자 하나하나 천천히 읽는다. 나는 책의 내용에대해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단순하다. 재미고 교휸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게 어려웠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 책을 종종 이용했다. 과시용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종이책을 고집하기도 했다. 책에 대한 근본을 잠시 잊어버린 것이다.
1만권 독서에 대한 부분과 전자책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독서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나라는 것을 느꼈다. 과시용으로 많은 독서량을 자랑하고 싶어 버거워하고 굳이 자주 펼치지 않는 종이책을끼고 고집하는 모습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런것에 대해서 좀 더 가벼워지기로 했다.
“책이 재미가 없어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가면 그 책을 덮고 그냥 재미있는 다른 책을 읽으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책을 읽고 싶다는 기분이 들 때까지 자연스럽게 다른 활동을 하면 되지 않을까?”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종이책의 물성이 아니라 책이라는 오래된 매체와 그 매체를 제대로 소화하는 단 한 가지 방식인 독서라는 행위다.”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은 더 다양하다. 말하는 작가로 활동하는 동안 만난 작가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읽다보면 내가 읽지 않은 많은 책들이 나와서 그 책들이 궁금하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에게 읽고 싶은 책에 목록은 더 늘고 말았다. 이미 많은데..
특히 이 책의 별미는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라는 부록이다. 매 장이 끝날 때 마다. ‘내 인생의책’, ‘끝내주는 책’, ‘숙제 같은 책’, ‘충동 대출’이라는 제목으로 장강명 작가가 뽑은 책들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다 궁금하다. 그래서 우선 이 책들을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 특히 끝내주는 책으로뽑은 <블랙 달리아>는 꼭 읽을 것이다.
“탐색하고 고르는 일은 그 자체로 의의가 있고, 해보면 꽤 즐겁다. 읽고 싶은 책들을 숙제가 아니라 가능성이라고 여기는 것이 시작이다. “
“읽고 싶은 책들은 읽은 책보다 언제나 훨씬더 빠르게 늘어난다.”
사실 나에게 숙제 같은 책이 장강명 작가의 소설이었다. 매번 구미가 당기는 제목들이었고 읽어야지 손을 자주 뻗어 보았지만 늘 표지를 넘기지 못해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에세이를 읽으면서 나는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을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숙제를 즐겁게 빨리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당장 책을 찾아 읽겠노라. 에세이 만큼 작가님의 소설도나와 잘 맞을지 기대가 된다.
책, 이게 뭐라고.
우선 즐겁게 계속 읽는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소비되는 시대이지만 언어의 깊이를 표현하는 책의 즐거움은 분명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상과 이미지를 좋아하지만 책을 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책방 주인장의꿈을 한켠에 가지고 있는 한 사람의 기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