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
손혜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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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번 죽었습니다

손혜진



세 번의 암, 세 번의 수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스물여섯 해의 기록

한 때 진지하게 고민했던 생을 끝내는 방법들, 그중 어떤 계획도 실행하지 않아서 나에게 고맙다. 그래도 살아있는 게 좋으니까. 힘들어도 가끔 기쁘잖아. 몹시 행복한 날들도 있잖아. 그런 날들이 주는 즐거움 때문에 살아있는 게 좋았다. 만약 내일 죽는다고 해도 오늘은 웃고 싶다. 사는 동안 웃는 날이 더 많으면 좋겠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 "불행한 날보다 행복한 날이 더 많았어."하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p.228 <죽음은 어디에나 있어>





손혜진 작가님은

태어나서 8세에 소아암, 18세에 희귀암, 22세에 희귀암 재발로 세 번의 암과 싸웠다.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는 작가님의 첫 에세이다. 처음 암을 마주했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그 투병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님은 '혼자 외로워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이 겪은 일을 나도 안다고, 이 책으로 말을 건네고 싶다.'라고 말하며 이 이야기들을 꺼내주었다.






파란 밤하늘의 표지가 너무 예뻤다. 그래서 잠들기 전 저녁에 나는 이 책을 짚었고 펼쳤다. 그리고 한참을 책을 읽고 울고를 반복하다가 먹먹함에 끝까지 페이지를 넘겼다.


나는 매번 말하는 건강체질이다. 병원 갈 일도 없고 약을 먹을 일도 드물었다. 잘 아프지 않았고 아파도 금방 회복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작가님이 겪은 암들의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저 글에서 나오는 만큼 혹은 그 보다 더 힘들었다는 것을 느낄 뿐이다.




아홉 살 때 가족사진을 찍었다.

1년여 간 계속된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졌고,

나는 맨들맨들한 민머리를 검은색 털모자로 덮었다.

사진을 찍으며 '그래 사진 하나쯤 남겨야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알겠지.' 생각했다.

-1장 땅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한 학기가 채 지나지 않은 때 그녀는 암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녀는 '병원 아이'가 되었다고 말한다. 수술과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수술하는 당일 아이는 울고 있는 엄마에게 "엄마 울지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면 엄마에게 어떤 말이든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자신을 살렸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그렇게 어린 아이에 병원 생활이 시작 되었다.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해서 끝난 것도 아니였다. 오랜병원 생활로 학교 생활은 어색해졌고 또래의 동정의 상처도 받고 조금 늦게 겪는 일에 친구들로 부터 상처도 받는다. 하지만 용기 내어 "나랑 친구 안 할래?" 물었고 단짝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하나씩 익숙해져가면서 다른 아이들처럼 대학 진학을 꿈꾸며 공부하는 평범한 학생이 되어간다.




신경아세포종 완치 판정 이후

한동안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로서의 삶은 점차 사라져갔고,

고등학교에입할 할 무렵에는 온전히 학생으로서 삶을 살았다.

또래들이 그렇듯 학업과 진학에 대해 고민하며

친구들과 함께 학창 시절을 채워갔다.

그 궤도에서 다시 벗어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열여덟 살 여름, 두 번재 병이 찾아왔다. 병명은 'GIST'였다.

-2장 아픈 아이에서 아픈 어른으로




그녀는 속이 안 좋았던 것이 쓰러질 것 같았던 것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의 스트레스 일 거라고 생각 했다. 그리고 방학 때 검사를 받고 방학의 설렘으로 가득차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준비는 병원행이 되고 말았다. 두 번째 암이 그녀에게 찾아온 것이다. 나는 읽으면서 정말 너무하다 생각했다. 이렇게 또 다른 암으로 힘들게 해야할 일이냐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거기에서 끝나지않고 결국 재발까지...


처음 암과 마주했을 때의 이야기는 어린 아이가 받은 감정, 상처들이 들어나 있고 두번째 암과 그 암에 재발해서는 좀 더 작가님의 고통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나에게 느껴진다. 그리고 삶과 죽음을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로 작가님은 오히려 우리를 위로해준다. 나는 생각했다. 작가님이 세 번의 암을 이겨낼 수 있던 것은 작가님의 좋은 에너지 덕분이 아니였을까. 그리고 그 옆에 함께 해준 가족들 덕분에. 중간에 우울기가 있었다고 하시지만 죽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살아서 가족들을 만날 꺼라는 기대가 오히려 강하게 느껴졌다.


여전히 치료 중이지만 꽤 즐겁게 살았다고 말하는 작가님. 그래서 자주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고. 끝에서 나는 큰 에너지를 받았다. 웃을 수 있는 에너지. 행복한 날이 더 많을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지금 힘들어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우리 함께 더 웃고 행복해져요.




언니에게 죽음이 무섭다고 했더니 "정말 죽어?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잖아. 그늘에 지지 말자. 지금은 빼앗기지 말자. 그거 알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암으로 죽는 사람보다 많다는 거. 죽음은 어디에나 있어. 두려워 마."라고 말해주었다.

-p.227 <죽음은 어디에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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