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어느 날
조지 실버 지음, 이재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감정이입해서 읽기에 너무 좋은 책<12월의 어느날>. 500페이지에 책을 집어 들기란 내 삶이 너무 고단했다. 그래서 조금 늦게 책을 집었고 그 버티고 버틴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쉴틈없이 순식간에 책을 읽어냈다. 이미 내 머리는 한편에 영화를 그려냈다. 이 겨울 어딘가에서는 이런 로맨스가 이루어지고 있겠니 하며...

P.16
관객이 있었다면 아카데미상도 아깝지 않을 60초짜리 무성 영화였다. 만약 누군가 내게 첫눈에 사랑에 빠진 적이 있는지 물어보면, 이제부터는 나는 그렇다고 해야 한다. 2008년 12월 21일의 어느 눈부신 1분 동안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2008년 12월 21일을 시작으로 하여 2017년 12월 23일까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날 로리는 숨 막히는 버스를 타고 가던 중이었고 정차한 버스에서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는 한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1분 남짓한 순간. 그녀는 첫눈에 반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그날 이후 로리는 그녀의 절친 세라와 함께 ‘버스보이’를 찾아 헤맸다. 그렇게 찾지 못한 채 1년이 흘렸고 그 버스 보이는 세라의 애인으로 로리 앞에 나타난다.

P.42 (로리시선)
초록. 그의 눈은 초록색이다. 생생한 나무 이끼 색 홍채. 동공 주위로 배어드는 따뜻한 금빛. 하지만 지금 나를 이렇게 뒤흔드는 건 그의 눈 색이 아니다. 이 순간 나를 지그시 응시하는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나만 의심 속에 남겨두고. 방금 그의 눈에서 본 건 그간 쌓인 내 갈망의 에너지가 만들어낸 찰나의 상상이었나.

P.49 (잭시선)
실제로는 딱 한 번 아주 잠깐 본 게 전부지만 그 후 머릿속에서는 수도 없이 등장한 여자. 불시에 찾아와 심란하게 하는 이른 아침의 자각몽. 소스라쳐 깨면서 밀려드는 좌절감. 이 여자도 나를 이억할까.

로리도 잭(버스보이)도 서로를 알아보지만 역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그런 그들의 10년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다. 10년이라 긴 시간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사건도 많다. 그러나 속도감있게 지나가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순간 끊을 수 없다. 울고 웃고 욕하고 다한다.

나는 인물 중 친구 세라가 더 마음에 든다. 나도 친구하고 싶은 그런 친구다. 진짜 로리 옆에 세라가 있는게 너무 부럽다.

P.479
“네 자리는 어딘데? 내 생각을 말해볼까? 네 자리는 어딘가가 아니야. 네 자리는 누군가야. ...”


12월 사랑하고 싶은 시간. 설렘이 가득한 순간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크리스마스 아니면 사랑하고푼 사람과 만나는 크리스마스. 그 설렘이 여기 담겨있다.
완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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