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게 이름 하나를 주십시오.

한 사람의 이름을.

내가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지.

당신을 위해"


책 《29초》의 주인공 '세라 헤이우드' 박사는 상사인 '앨런 러브록' 교수에게 전임 강사 자리를 빌미로 매일같이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리며, 온갖 협박과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다. 세라는 평생의 커리어와 생계 문제가 달려 있는 전임 강사 자리를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날로 심해져가는 러브록의 행태를 더 이상 참아낼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라는 자신에게 빚을 졌다는 어떤 낯선 남자 '볼코프'으로부터 '누구든 한 사람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주겠다.'는 충격적인 제안을 받는다. 그러면서 세라가 겪게 되는 옳고 그름, 정당한 것과 옳은 것 등의 갈등 그 이야기의 결말이 이어지는 내용이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해결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5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분량의 책이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길었나 할 만큼 정말 금방 지나가 버린다.

분노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저 러브록 자식!!! 세라는 두 아이에 엄마이다. 그들에게 전임강사란 생계다.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들, 정말 화가나 하면서 읽었다. 그러면서 점점 세라와 함께 갈등하고 고민했다. 세라는 바꾸고 싶었다.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쉬운일은 아니였다. 그녀가 말을 한다고 하여 들어주는 귀 기울여 주는 높은 이들은 없었고, 오히려 세라에게 돌아올 불이익만 넘쳤다.


세라는 계속 갈등한다. 세라는 알고 있었다. 옳은 것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하지만 안다고 다 용기 낼 수 는 없는 것... 세라는 납치 당하는 듯 보이는 아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모두가 외면하고 있었지만 세라는 그 아이가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신기루 처럼 사라진 모든 것 그리고 세라에게 다가와 빚을 졌다며 갚는다는 한 남자... 그 남자의 제안, 한사람의 이름만 말하면 사라지게 해주겠다고,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볼코프가 말했다. 세라는 72시간 안에 이름 하나를 말해야 한다. 거절하면 제안은 사라질 것이다. 영원히. 받아들이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선택은 번복할 수도 없다.


당신에게 이런 제안이 왔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세라는 본능과 싸운다. 이건 옳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 이것 뿐이던가 생각하게 한다. 통쾌한 사이다는 과연 뭘까? 왜 법과 제도는 바로 정의를 실현하지 못해서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드는가...


있잖니, 난 내 기분이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 구다이어에게 복수를 하면, 그 자를 다치게 하면, 어쪄면 죽여버리기까지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네 엄마가 아직 살아 있던 때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건 아니었지. 난 분노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걸, 그렇지 않으면 종국에는 그 분노가 날 태워버릴 것임을 알았다.


복수란 건 뭐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삶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생각하게 한다. 잘못에 굴복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답을 내릴 수도 없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런데 무기력하게 있을 수는 없는데, 실제 내 상황이 된다면 정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게 갈등한다. 소설이니깐 극단적 결말을 바라고 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인생에는 단 세가지의 선택지가 있단다, 세라.

달아나서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고

절차를, 제도의 힘을 믿을 수도 있다.

아니면 맞서 싸울 수도 있어.


과연 세라의 선택은,

당신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겠는가?

묻는 듯하다.

그래도 옳음이 성공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