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 밖의 작가' 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무슨 이야기일까 무척 궁금했다. 책 밖의 작가이니까 책 속이 아니라 밖에도 작가 못지않게 깊은 깨달음을 주는 인문학 책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두께도 만만치 않아서 심호흡 깊게 들이 마시고 공부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받았는데 웬걸 정말로 한국 동화 작가와 외국 작가와의 인터뷰와 대담, 프랑스 편집자, 번아트디렉트, 번역자의 이야기, 작가들의 좌담과 청소년 동화 작가들의 이메일 대담 내용이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마음을 푹 내려놓고서는 만세를 불렀다. 왜냐하면 작가들의 이름이 전혀 낯설지 않은, 아니 정말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었기 때문이다. 책은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서는 묵직한 여운이 남는 글과 내용이었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마지막 장에 접하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이랄까 직접 하는 뒷이야기를 읽고 나서야 왠지 온전히 그 책을 이해하게 되는 습관이 있는데 왠지 그래야만 그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들고 작가를 더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자신의 인생 전반을 돌아보고 통찰하고 사회와 주변의 이웃을 관찰하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고, 혹은 기억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밑바닥까지도 끌어올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책을 완성하기까지 혹은 다른 나라, 전 세계의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 나라의 언어를 바꾸는 일까지. 그런 의미에서 책은 그냥 단순히 책이 아니다. 

"작가의 역할은 우리 모두가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말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책을 써야 한다."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작가들은 보통 사람보다는 확실히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지 모건스턴의 경우엔 글을 쓴다는 것은 공기와 같으며 숨을 쉬기 위해 산소가 필요한 것처럼 살기 위해서 필요한 행위라고 말한다. 문학상을 타거나 돈을 벌지 못해도 글을 쓰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프로가 된다는 건 모든 실망에 맞서는 거라고 하며 거절당하더라도 끝까지 계속 쓰는 작가가 프로라고 한다.

미카엘 올리비에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믿고 너무 겁내지 말라며 삶을 충분하게 맛보고 풍요롭게 살라고 말한다.  

이 밖에 외국 작가들 뿐 아니라 한국 작가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메모를 하고 싶고 가슴에 새겨 두고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이.

'책 밖의 작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유익하지만 특히 미래에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작가들이 언급하는 동화나 작품을 보고서 그 책을 찾아서 읽게 되는 기쁨까지 준다. 작가들이 직접 추천한 작품은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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