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무라는 움찔했으나 순간, 위험도 공포도 느끼지않았다. 비현실적인 세계의 환영 같았다. 경직된 몸이 공중에 떠올라 유연해지고 동시에 인형 같은 무저항, 생명이 사라진 자유로움으로 삶도 죽음도 정지한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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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에요. 어디서 벌건 다 마찬가지죠. 징징거릴 필요 없어요」 아무렇지 않은 말투이지만, 시마무라는 여자의 속 깊은 울림을 들었다.
「그걸로 족해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건 오직 여자뿐이니까」하고 고마코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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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덩이 같잖아. 바보로군」「그래요? 불베개에 델 테니 조심하세요」「정말이야」하고 눈을 감자, 그 열이 머리에 온통 퍼져 시마무라는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마코의 거친 호흡과 함께 현실이 전해져 왔다. 그것은 마치 그리운 회한을 닮아, 다만 이제 편안하게 어떤 복수를 기다리는 마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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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당신은 순진한 사람이군요. 뭔가 슬프신 거죠?」「나무 위에서 아이들이 본다고」「알 수 없어, 도쿄 사람은 복잡해. 주변이 어수선하니까 마음이 흩어지는 거죠?」「모든 게 흩어지고 말지」「이제 곧 목숨까지 흩어질 거예요. 무덤을 보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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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기슭의 급경사 진 산허리에는 억새 이삭이 온통꽃을 피워 눈부신 은빛으로 흔들렸다.
눈부신 빛깔이긴 해도 마치 가을 하늘을 떠도는 투명한 허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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