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냄새가 오래전 기억을 불러왔다. 고향 뒷산은 수남의 놀이터였다. 수남은 큰언니와 함께 산골짜기를 뛰어다니며 놀았다. 그때 산은 엄마처럼 수남을 안아 주고 먹을 것을 주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았다. 냄새를 양껏 들이마시자 겁은 줄어들고 기운이 솟았다. 관목을 헤치며 달리는 동안 몸이 뜨거워지고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