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면 알바생에게 가장 중요한 사장이 괜찮은 분이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정년 퇴임했다는 사장님은 시현에게 어른이란 바로 이런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분이다. 요즘 편의점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주 5일 근무하는 알바를 두지 않는다. 이틀씩 사흘씩끊어 고용하기에 한곳에서 진득하게 일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곳은 알바 모두가 주 5일 근무다. 또한 사장님은 시현과 같은 알바생에게 시켜야 할 일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구분했고, 솔선수범했으며, 무엇보다 직원들을 귀하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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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직원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직원도 손님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요식업으로 일가를 이룬 부모님 아래서 자란 시현이 귀가 따갑게 들은 말이다. 가게도 결국 사람 장사다. 손님을 귀하게 대하지 않는 가게와 직원을 귀하게 대하지 않는 사장은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망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청파동 이 편의점은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