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신비하고 환상적인 표지가 인상적인 <연금술사>를 읽는 내내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에게 감탄과 존경을 금할 수 없었다.
온라인 서점 리뷰가 400여개에 달하는 그 책의 가치를 절감했다.
 그 책을 읽은 독자들은 누구라도 몇줄의 글을 남기지 않을 수 없는
감동과 여운을 가슴 속에 새겨놓는 현대판 고전이었다.
 
이 책은,작가가 직접 순례자로서의 경험 뒤 알게 된 우주의 비밀,
세상의 이치,마음의 신비,보편적 진리 등을 소설 형식에 담은 정신의 엑기스다.
우주와 소통하고 우주의 본질을 깨닫게 된 자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고도로 정제된 문장과 심오한 사상,또 그 비유...
 
아는 사람은 안다는(?) 그 세계의 빛과 진리를,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재확인하고 아하!! 크~!! 하며
무릎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으로 읽었던 사람들은
오호라,그런 것이었구나,이런 세계의 오묘한 의미가 있었구나~
하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체득하고픈 영역을 자각하기도 했을 것이다.
 
인문,철학에 소설을 접목시킨 듯한,성서의 느낌이 나는 책!!
술술 잘 읽히는 간결하고 깔끔한 스토리와 구성 속에
온 우주의 진리와 근본 철학이 담긴,그러면서도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양념처럼 녹아있는,멋진,자아의 연금술을 잘 그려내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의문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증으로 표현되고,
아프리카로,사막으로 떠난 머나먼 여정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에 근접해 간다.
익숙한 곳으로부터 떠나,낯선 환경과 상황 속에서
기존의 "나"가 아닌,발가벗은 원초적 존재로서의 "나"와 마주친다.
 
그러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고,
진정 마음이 원하는 것,마음이 향해가고픈 것을 발견한다.
마침내는,진정한 보물은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르는 곳에 있다는 평범하면서도 지당한 진리를 깨닫는다.
"나"와 늘 함께하는 마음이란 신비에 귀 기울일 때
그렇게 또다른 나와 소통할 때 현재와 내가 하나된 삶,
정신과 내가 조화를 이룬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원한다면,외부적 물리적 현상적 거리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긴 여정에서 운명적으로 마주친 사막의 여인을 향한 사랑,
또 그 여인의 산티아고에 대한 사랑은 시공을 초월한
바람의 숨결 속에 언제나 함께한다.
 
바람은 자유롭게 여인의 속삭임을 산티아고에게 전한다.
산티아고는 그 바람을 통해 여인의 존재와 사랑을 느낀다.
마음 안에 존재하는 그 사랑은 어떤 것으로도 제약을 가하지 못한다.
두 사람의 영혼은 이미 "만물의 언어","우주의 언어"와도 같이
"하나"가 된 것이고,애초,하나에서 갈라져 나온 영혼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다.
 
사막의 여인과의 영혼의 사랑으로 표현된 마음의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우주 만물은 모두 하나에서 비롯되고 각각의 형태들은 그것의 다양한 표현이라는
취지의 작가의 깨달음과 소설 속 명문장들이 읽는 내내 밑줄 치게,메모하게 만들었다.
"궁극의 언어","신의 언어","연금술의 언어"는 연금술의 마지막 단계,"최종 물질"의 언어다.
 
순수하고 모든 것이 하나로 응집된 상태.
모든 생각들,모든 세상들을 담아내는 "마음"이란 것의 비유일 것이다.
모든 이질적인 요소들을 녹여내고 혼합해서 궁극의 하나에 이르는 것...
마음이라는 신비의 그릇 안에는 온갖 것들이 녹아있고,
그것들의 조합에 씌워지는 최종적 이름은 "마음"일 것이다.
마음,의식 안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는 것의 상징이
소설 속에서 말하는 "에메랄드 판"일 것이다.
 
이렇게,큰 자아를,우주로 열린 고요한 자아를 찾고 만나기 위해
세계 곳곳으로의 여행을,순례를 갈망하고 준비중인 사람들에게
훌륭한 자아의 길잡이가 될 영혼의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자아의 신화는,마음 안에 존재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되새겨 본다.
마음이 우주,우주가 마음,결국 자아의 신화는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하나라는,저~ 다른 세상 어딘가에 "우주의 정기"로 회귀한
숭산스님이란 분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외쳤다는 "세계일화"에 다름아니다.
마음과 의식의 존재가 우주를 존재케 하고,그 광대한 우주는
다름아닌 마음의 작용에서 비롯되니,
진정,마음 안의 보물이리라...그 마음이란 것에 사랑도 우주도 담겼으리라...
 
<연금술사>...출간된지 꽤 된 듯한데,이제서야 읽게 된 것도,
나란 사람에게 있어선,소설 속에서 말하는 "신의 뜻,신의 표지"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며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 하고 마음에게 속삭여 본다.
"그래...모든 일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신의 기록이 새겨져 있는 거야..."
라고,내 마음이 가만가만 얘기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이후로 두번째 읽는 김영하님 작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이하 ´무슨 일´) 에 담긴 총 13편의 이야기들...

꽁트 식의 아주 짧은 토막글도 있고,중편에 가까운 긴 단편도 있고,
다양한 소재,주제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진지해지게 만드는 작품들이 많았다.
김영하님 소설에서도,삶이나 존재를 향한 깊은 시선,성찰 들이 느껴졌다.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유익한 소설들이었다.

한마디로,소설의 마지막 문장까지 다 먹은 후,
긴긴 여운을 남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래서 김영하 작가님께도 반할 지경이었다.
´김영하 컬렉션´ 인가 하는 식으로 김영하 님의 소설들을 묶음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내놓은 걸 봤는데,얼른 읽어보고 싶다.

´무슨 일´ 의 표제작은 ´밀회´ 라는 단편에 나오는 문장을
책 제목으로 끌어다 쓴 것 같았다.
이 ´밀회´ 를  읽고나면,´무슨 일´ 이란게 정말 무시무시한 거란 걸 알게 된다.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도 떠오르게 되고,
관계맺음이나,인간을 살게 하는 것,생의 의미 등도 묻게 되는 것 같다.

´밀회´라는 작품 안에서,´무슨 일´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것도 같다.
뒤로 갈수록 느껴지는 어떤 반전도 있고,무서운 진실같은 것도 있고,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도 제공하고,죽음이란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조용히 짚어보게 만드는...

존재의 탄생과 소멸,나아가 우주로까지 인식의 확장을 일으키게 하는,
존재철학이 담겨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작품 속 화자의,삶에 대한 어찌보면 냉소적이거나 허무한 시선이
담겨있는 듯도 하고,삶은 별거 아니거나 발버둥치며 살아갈 것이 못되는
유한성의 슬픔을 말하는 듯도 하고,
삶의 외로운 진실을 알아버려서 지금 이곳의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갖고있는 듯도 하고,

삶,죽음,존재에 관해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악어´ 편에서는,남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한 껍질뿐인 삶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내는,자기의 의지와 주관,자기의 개성,자기의 시선이
중심이 되고 삶의 가운데에 자신의 존재가 뿌리박힌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세지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다.

´자기´ 를 상실해가는,내면이 아닌 외면적인 것에서 자기를 찾다가
본연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그런 존재를 그린 것 같았다.

´로봇´ 과 ´퀴즈쇼´ 를 가장 재밌게,감동적으로 읽었다.
´로봇´ 을 읽고 느낀 점이라면...
인간의 복잡하고 계산적이며 쉽게 변해버리는 마음들,태도들을
´로봇´ 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꼬집고 있는 것 같았다.

´로봇 3원칙´ 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한결같은 신념,
마음 속에 내재화된,가치화된 어떤 스스로와의 약속같은 것들,
관계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될,그 관계를 진실한 것으로 만들
일정한 수칙들을 통해,그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변치 않는 확고한 임무를 다하는 어떤 태도...

자신을 로봇이라 지칭하는 이 캐릭터를 실제 로봇으로 읽어
환상소설이라 해석하든, ´로봇´ 의 상징성을 등에 업고 출현하는
독특한 사람의 캐릭터로 해석하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이 로봇의 등장으로 말하려는 작가님의 의도를
독서량 절대부족인 내가 잘 알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의 해석이랄까...
내가 느낀 것은,

외로운 실존들의 소통에 대한 갈구랄까,필요성이랄까...
로봇은 등장하는 여자의 얘기들을 잠자코 들어준다.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얘기들을,솔직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끈다.
진정한 관계를 위한 마음의 법칙이랄까,
변질되거나 바뀌기 쉬운 인간의 마음을 꼬집듯,
한결스런 초심이랄까,세워둔 철학,신념들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로봇의 태도를 통해,
인간에게도 그런 곧은 마음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듯도 했다.

다 읽은 후,감동 휴먼스토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로봇이 전하는 뜨거운 메세지...
작품 속에서 말하는 "달콤한 슬픔" 을 남기고 어떤 여운을 뿌려놓은 채
떠나간 로봇이 말한 ´3원칙´ 을 되새기며 수첩에

´찬찬히 생각해볼 것!´

이라 적은 ´그녀´ 가 나라면,아마 위와 같은 느낌들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진정성,마음이란 것의 가변성,소통,상호성 등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퀴즈쇼´ 라는 작품은 정말이지...
소설로는 좀 독특하다 싶은 그 제목 속에,엄청난,상상을 초월한 사연이,사건이...
이 소설은 한편으론 유쾌하면서도,꽤 슬픈 내용이기도 했다.
이 소설 안에서도 존재에 대한 성찰이 느껴졌다.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 속엔 삶에 대한 무서우리만큼 진지한 태도가 보이는 듯 하다.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만,지금 이곳을 벗어나 있는 세계에 대한 인식도 상당해보이고...
그래서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이 정겹고 편안한 느낌이다.
지금 이곳의 나를 깨닫게 하고,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영원한 물음을
다시한번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김영하님 소설 속에서 유독 ´스물넷´ 먹은 인물들이 종종 보이는데
여기에 무슨 ´의미´같은게 있을까,우연일까.
´스물넷´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이 이 소설집 안에서 3편이었다.
스물넷이 자주 보여서,헷갈리기도 했으니까~
어? 아까 어떤 인물 스물넷이었는데,어떤 인물이었지? 이런...

김영하 작가께선 여행을 많이 다니셔서 그런지,
또 외국작품 번역도 하시는 등 영어능력도 되시고 해서 그런지,
거의 모든 작품에 해외 여러 나라 국가명이나 외국 지명,
외래어,외국어 등이 많이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역사소설도 쓰셨지만,역사인식도 깊어보이고...
역사소설은 참 어렵겠지만,김영하 작가께서 쓴 역사소설이라면
꼭 읽어봐야겠단 다짐도 이미 해두었다.

여러모로,삶에 대해,인간 존재에 대해,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사유를 유도하는 소설집이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