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나태주 엮음, 마치봄블리(김보민)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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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40이 되면 불혹이라 흔들림이 없다고 하였고 50살이 되면 지천명이라 하늘의 뜻을 안다고 하였는데 어찌 50이 다 되어가는 난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인지... 어릴 때는 무엇이든 하면 다 될 거라는 생각에 겁 없이 덤볐고, 20대가 되어서는 미래에 대한 동경과 열정으로 무대뽀로 열심히 살았다. 30대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정신없이 살았고 40이 되는 순간도 친구들과 술 한잔 부딪히며 씩씩하게 잘 보냈다. 시행착오를 조금씩은 겪었지만 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50이 다되어가는 지금은...하늘의 뜻을 잘 알지 못하겠다. 최근에 여러 가지 많은 일을 겪어서 이기도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들이 맞았나 자꾸 뒤돌아 보고 후회하게 된다. 주변을 보면 다들 잘 살고 있는데 나만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면서 빙 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러다 보면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고 한 없이 어둡고 외로운 터널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그런 나에게 나태주님은 누구나 처음 사는 인생이고 아무리 살아봐도 낯설고 서툰 것이 인생이라고 말한다.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이고 어떻게 살면 좋을지 모르고 사는 것이 또한 인생입니다.

낯설고 서툰 것이 인생의 본질이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부디 당신, 외로워하지 마세요.“

 

인생이란 인적 없는 산길을 혼자 걸어가는 것과 같다. 아무도 가는 사람이 없어 앞으로 발길을 내딛기가 두렵고 외롭다. 그러다가 갑자기 오래전 그 산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흔적을 느끼게 된다. ‘아 앞서간 사람들도 이렇게 나처럼 외롭고 적막하게 산길을 걸어갔구나.’ 이렇게 느끼는 순간 위로가 되고 나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에 마음이 편해진다. 이 책에는 나태주님의 시를 비롯한 국내외 시인의 시 93편과 나태주님의 좋은 글 4편이 멋진 실려 있어 오래전 산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흔적처럼 위로와 희망을 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생각해보면 훨씬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 억울한 마음도 답답한 심정도 조금씩 내려앉을 것입니다."

당신 옆에 누군가 좋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당신의 지친 숨결을 누군가 듣고 안쓰럽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랑에 대한 나태주님의 글도 가슴에 와 닿는다.(사랑,모르겠고 어렵고 아프고 서툴지만)

살아오면서 이성과의 사랑으로 설레고 부대끼고 무너져 내렸지만 그로써 시가 싹텄고 시가 완성되었다는.... 그러고 보면 사랑은 고난이나 실패가 아니라 또 다른 승리요 완성이니...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라는 나태주님.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사랑에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 피하지 말고 고즈넉이 받아서 가슴에 안아주라고 한다.

 

아홉 번 실패했다면 아홉 번 시작했다는 것이라는 티벳 속담을 인용한 나태주님의 응원글도 너무 좋다. 거기서 한번을 더 시작해보는 것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행복은 일상을 더 아끼는 마음에 있다는 글도 너무 좋다.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세계적으로 낮은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을 보면 행복한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딜라이 라마는 말했다. “탐욕의 반대는 무욕이 아니라 만족입니다백번 옳은 말이다. 어디까지나 우리에게 만족이 없어서 불행감이 우울한 마음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속도를 늦추고 타인과의 비교를 하지 말고 내곁에 머무는 일상의 것들을 소중히 여겨 자존감과 만족감을 찾아야한다.

 

 

마음에 와 닿는 따스한 시들이 참 많다.

 

맑음

-강원석-

 

비 오는 날

빗소리 들어 보아요

 

그 소리

음악처럼 들린다면

 

그대의 마음은 비가와도 맑음입니다.

 

시들이 하나하나 다 좋다. 시들을 읽으며 위로가 되고 따뜻해지고 힘이 솟아난다. 나에게 마치 힘이 나는 마법의 가루를 뿌린 것처럼....

이 시들이 엄마로서 아내로서 사회인으로서 자책하던 나에게 괜찮다고 말한다. 처음 사는 인생은 누구나 서툴다고... 그렇게 시들이 나를 토닥토닥해 준다.

 

마치봄블리님의 따뜻한 삽화와 여백이 편안함과 여유를 준다, 그리고 나태주님의 친필 싸인글을 보니 정말 나태주님이 옆에서 같이 걸어주시는 것 같아서 꿋꿋하게 다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가요, 우리 그 길이 산길이라 해도 우리는 갈 수 있어요.

그 길이 사막길이라 해도 우리는 갈 수 있어요.

끝내 승리합시다. 지치지 맙시다. 포기하지 맙시다.

어딘지 모르는 인생의 종점에서 우리 정답게 악수합시다.함께 웃으며 하늘을 봅시다

-나태주님의 친필싸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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