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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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에세이,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처럼 다가오는 전형성을, 나도 모르게 염두에 두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 던 것 같다. 허나 이는 바로 첫 챕터에서 허물어진다.

피천득님의 <인연>에서도 읽었듯, 수필, 즉 에세이야말로 가장 글쓴이 '그 사람'다운 글이리라. '그 사람' 의사이든, 영양사이든, 병아리감별사이든. 

이 책은 임재영님 '그 사람'에 대한, 
의사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일련의 사회운동가인 '그 사람'의 이야기로, 뜨거운 이야기로 다가왔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행복해지기 위한 묘책이 아닌 오롯이 '그 사람'의 이야기.

나는 또 한 편의 좋은 수필을 읽은 것이다.


2. 가장 마음에 쿵 하고 닿은 이야기는 발달장애아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수익금이 발달장애아동을 위해 전액 쓰이게 된다고 하니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읽기를 소망한다.

3. 지나간 일이지만, 나 또한 글쓴이처럼 아침에 샤워를 할 때마다 울었던 날들이 있었다. 정말이지 나도 꼭 그랬었다. 새벽부터 밤 까지를 살며 맘 놓고 울 시간을 찾지 못해 매일 아침 샤워기 물줄기로 눈물을 훔쳤던 날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그랬나 싶지만, 
생의 아픔이란 것이 모든 사람에게 얼마나 고유한 질량인가.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세상 모든 위로의 말들을 단 한 줄로 쓸 수 있다면,
위와 같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샤워기에 얼굴을 묻고 울곤 하던 나를 위로했다. 분명,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아파하는 나로 인해 아파할 사람이 분명,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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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