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살아온 동네 이야기 그림책으로 만나는 지리 이야기 1
김향금 지음, 김재홍 그림 / 열린어린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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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친인척이 없던 터라 방학을 해도 갈만한 시골이 없었다. 방학을 하면 “시골”에 다녀왔다고 자랑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청소년기에 교회에 다니면서 가보았던 수련회에서 시골을 만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아스라함은 오랫토록 나를 행복한 기억을 곱씹기에 충분했다.
우리가족이 살아온 동네이야기에서도 그런 시골의 푸근함을 느꼈다. 
   

그림책이라고만 보기에는 참 아름다운 여러폭의 그림들 그림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아침밥 짓는 엄마 냄새, 이른 아침 벌써 논을 둘러보는 아버지의 부지런함 그 모든 고단함이 오직 자식과 가족을 생각하는 무던하고 가슴 먹먹하기까지 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졌다.
나라 잃고 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용기가 보였다.
나름의 어려움이 없는 시간이 한 번인들 있었겠냐 만 소박한 소꿉놀이에서 잠시라도 잊고 웃음지었을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맘이 짠하다.

빠른 사회의 변화속에서 골목골목 넘쳐났던 아이들 한옥과 양옥의 경계를 넘나들던 시간의 모습도 참 잘 그려졌다.
함께 골목에서 고무줄하는 장면은 특히나 고무줄이나 공기를 못해서 주로 깍두기만 했던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웃음짓게 했다. 그때는 어떡하면 그렇게 공기나 고무줄을 잘 할 수 있을지 은근 고민하기도 했었다.
부침개라도 할라 치면 옆집 뒷집 챙겨주는 인정이 넘쳐나 던 시간들 이렇게 남 다주면 우린
뭐 먹나? 고민하던 철부지의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이었다. 

10년전 이사를 하면서 굳이 떡을 해서 아파트 윗집 아랫집 돌렸던 생각이 난다.
24층 아파트에서 우리집은 7층인데 그럼 어디까지 떡을 돌리지? 하던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아래 위 두층씩 돌렸던것 같다.ㅋㅋㅋ
작년에 앞집에 젊은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는데 좀처럼 만나지질 않는다. 언듯 만나면 그 집 사람인지? 손님인지 몰라 인사를 주저하다 아직 제대로 인사를 못했다.
우리가 왜 그렇게 되었을까?
엘리베이터를 타면 나는 몰라도 조카가 안녕하세요 하고 다른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인사를 보낸다. 내리고 나면 누구야? 라고 물으면 지난번 놀이터에서 만나서 놀았던 친구란다.
한 라인에 근 50가구가 모여 살면서 우린 서로에 최대한 무관심하다.
우리가족이 살아온 동네이야기를 보고나니
아무래도 조카를 앞세워 앞집사람들과 인사를 나눠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용기내 볼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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