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시 30수 - 서정시의 황금시대를 보다
유병례 지음 / 아이필드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물 속에 비친 달이 아름다워 달따러 물에 들어가 나오지 읺았던 사람이 이태백이란 정도는 알고 있었지요. 당나라 시인이란 정도도 알기는 했지요. 그러나 유행가 가사의 주인공 말고 어떤 시를 썼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네요. 이태백 시는 다 어려운 한자로만 쓰였을 테니 제대로 읽을 줄이나 알겠냐, 그 말이지요. 설사 읽는다한들 무슨 시읽는 맛이 있겠느냐, 했지요. 그러나
술잔 들어 달님을 초대하고
그림자와 마주하니 세 사람이 되었다
달님은 술 마실줄 모르고 그림자는 날 따라 움직인다
잠시 달님과 벗하고 그림자를 거느리고
즐겁게 놀아보리라, 이 봄이 가기 전에
내가 노래하니 달님은 서성이고
내가 춤을 추니 그림자는 너울거린다
요게 이태백의 '달빛아래 홀로 술잔을 들다 月下獨酌' 이란 절창의 일부입니다. 술꾼이 달빛아래 술 마시며 생쑈를 벌이는 장면인데 참 로맨틱하게 묘사했군요. 센치발랄합니다. 달따러 물 속으로 들어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군요. 참 좋은 책입니다. 그 옛적 당나라 문장의 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병례 교수의 번역과 해설은 얼마나 맛갈지던지요. 들고다니며 혹은 화장실 갈때마다 한편씩 읽어보세요. 고아한 정서의 키가 한뼘씩 쑥쑥 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