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숲의 신, 산주 사건과 양반가 서녀 홍화의 종족과 신분을 초월한 전래설화적 요소가 깔려있는 스토립니다.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에 복수하고자 산주 사건을 찾아가 원수의 혼백을 거둬달라 청하는 홍화는, 자신에게서 맘에 드는 한가지를 사건에게 내어주는 조건으로 복수의 계약을 체결합니다. 검은 숲 사건의 고택에서 기묘하고 야릇한 동거가 시작되면서 홍화는 어릴적 사건에게 품었던 연모를 더욱 키워나가는데...초월적 존재라곤 하나, 크게 부상을 당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데 늦된 어리숙한 면을 보이는 사건은 일반적인 초월적 남주보다 인간적인 면모가 더 느껴져서 좋았어요. 여주 홍화도 마냥 착하거나 어리숙하지 않고, 복수를 위해 스스로 길을 찾는 결연한 의지와 민폐로 전락하지 않는 지혜로운 언행이 맘에 드는 캐릭터네요.요괴나 도깨비 설정이 밑바탕에 깔린 기묘하고 야릇한 전래동화 분위기의, 술술 지루함 없이 읽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