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 - 대한민국 클래식 입문자&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한 불멸의 명곡 28
최지환 지음 / 북라이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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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

by

최지환

어렸을 때부터 어렴풋이 들어왔던 클래식 명곡들. 학창시절 음악시간, 각종 CF 등 클래식을 직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멜로디는 친숙한데 정확하게 어떤 곡인지는 잘 모르고 한 곡을 끝까지 들어본 적도 거의 없다. '클래식' 분야는 익숙하지만 왜인지 거리감이 느껴져 궁금하지만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분야이다.

《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저자 최지환은 45년간 클래식 음악과 함께한 클래식 음악 컬렉터 겸 칼럼리스트이다. 최근에는 클래식 공연기획 커뮤니티 'M. Ora'의 음악 감독을 맡아 한국의 클래식 공연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은 미술, 건축, 서예, 문학, 영화, 와인 등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친숙한 분야를 접목시켜 '음악을 듣게 하는 법'을 알려주는 색다른 교양서이다.



책은 '클래식을 온몸으로 느끼다', '클래식을 그림처럼 보다', '클래식을 이야기로 읽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주제의 클래식 명곡 이야기가 담겨 있다. 클래식을 작곡자나 곡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익숙한 분야와 연결시켜 좀 더 이해하기 쉽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중간중간 용어에 대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어 클래식 입문자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용어 소개가 없었다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흘려 버릴 수 있는데 책의 내용은 물론 클래식에 대한 지식을 조금씩 쌓아가는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각 에피소드 말미에 독자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저자가 추천하는 지휘자, 오케스트라, 연주자의 연주를 QR코드로 소개한 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직접 음악을 감상하는 경험을 통해 작곡가, 연주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느낄 수 있고 이런 경험이 클래식에 가까워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에피소드를 읽기 전과 후에 각각 들어보며 어떤 느낌이 드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 감상 방법이 될 것 같다.



클래식 음반을 볼 때 표지의 이미지만 보고

'이 음반은 어떤 해석의 연주가 담겨 있을까?'하고

추측해보는 것은 클래식 음악감상의 새로운 재미입니다.


평소 클래식 음반 표지에 연주자, 지휘자, 작곡가 아니면 곡의 이름을 딴 이미지가 사용되는지 했는데 '음반 표지 이야기1, 2'가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연주가의 사진, 작곡가의 초상화로 된 표지가 많은데 지각 있는 음반 제작자들은 다른 이미지들을 음반 표지에 담아 방향성과 가치를 전달하려 한다는 것이다.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가 <숭어>라는 부제를 얻게 된 에피소드와 이런 프레임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연주자의 노력이 표지에서도 드러나고 '시뮬라르크', '뉴에이지 운동', '초현실주의' 등 표지를 통해 음악 해석을 대변하는 연주가들도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렇듯 음악과 미술은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주로 날아간 지구의 대표 음악 - 바흐 브란렌부르크 협주곡 2번'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는데 보이저호 프로젝트에 들어갈 지구의 음악 27곡 중 첫 번째 음악은 '바흐 브란렌부르크 협주곡 2번 1악장'이며 그 중 클래식이 8곡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혹시 모를 외계 생명체에게 인류문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지구의 소리'라는 이름의 골든 레코드를 실었다고 한다. 왜 브란덴부르크의 음악이 첫 번째로 실렸을까? 이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브란덴부르크의 음악은 여러 선율들이 각자의 길로

자유롭게 흐르지만 결국 하나의 시냇물입니다.

여러 가지 몸짓으로 후각, 시각, 청각, 촉각 등을

각각 수행하는 듯해도 결국 자유를 느끼는하나의 행동인 겁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 골든 레코드에 실린 이유가 지금도 우주 어딘가를 항해하고 있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의 복잡함 속의 자유로움이 우주와 닮아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을 읽고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곁에 두고 각 에피소드와 해당 음악을 찬찬히 들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고 클래식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에서 저자가 "클래식도 제철 음악이 맛있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그 계절과 관련된 연주를 들으며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져보려고 한다.

클래식에 한층 더 가까워지고 싶은 입문자와 애호가들에게 눈으로 읽고 귀로 듣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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