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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평점 :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서점 Title 이야기'
by
쓰지야마 요시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장소인 서점을 좋아한다. 책장마다 꽂힌 다양한 책들이 조용히 주인을 기다리며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그 속에서 나를 채울 수 있는 책을 만났을 때의 쾌감이란!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주로 주변에 있는 대형서점을 찾곤 하는데 요즘에는 각자 개성을 가진 다양한 독립서점들이 생기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고, 종이책보다는 e-book을 선호한다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랑들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닐까?
일본 도쿄에도 작지만 빛나는 'Title'이라는 독립서점이 있다. 저자인 쓰지야마 요시오는 도쿄 오기쿠보 서점 'Title' 책방지기로 대형 서점 리브로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다 독립하여 2016년 1월 작은 서점 'Title'을 열었다. 'Title'의 책을 손수 큐레이션하고, 서평을 쓴다.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은 1장 책과 서점에 대하여, 2장 마음에 남은 일들에 대하여, 3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달라진 일상을 테마로 저자가 서점을 운영하며 느낀점이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책은 본래, 이런 빈곤과 정반대에 놓인 것이다. 어떤 책을 계기로 세계가 이전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 텐데, 이는 몰랐던 지식이나 감정에 자극을 받아 세계의 해상도가 높아진 까닭이다.
나의 흥미를 돋우는 내용이었으니 샀겠지만, 다급하게 읽어야 할 주제도 아니었기에 책장에 꽂아두는 것으로 만족했다.
내게는 그런 면이 있다.
"세계의 해상도가 높아진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힘이자 존재의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도 있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왜 책을 읽으면 시야가 넓어진다고 하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어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나도 저자처럼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구입했다가 바로 읽지 않고 읽고 싶을 때 혹은 관심분야의 주제일 때 꺼내 읽는 편이다. 그렇게 고른 책이 좀 더 기억에 남기도 하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거기다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도 있고 술술 읽힌다면 그것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서점도 하나의 '장소'라는 사실을 Title의 문을 열면서 깨닫게 되었다. 책이라는 물건을 팔고 사는 일임은 틀림없지만, 손님들은 그곳에서 느끼는 마음과 분위기에 책값을 함께 지불하는 것이다.
서점, 특히 독립서점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물건구매 뿐 아니라 그 장소의 분위기, 경험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영화 관련 서적만 취급하는 서점, 사람이 없는 무인서점, 개인의 독립출판물만 취급하는 서점, 동화책이 가득한 서점 등 각각의 개성이 묻어나는 독립서점들이 많이 있고 생겨나고 있다. Title은 서점과 카페를 운영하면서 한 쪽 공간에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서점에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소개한다. 이렇게 서점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삭막해질 수 있는 요즘 세상에서 이러한 독립서점들의 존재가 감사하게 느껴졌고 앞으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함께 해주길 바란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목소리 큰 사람을 그리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르는 말을 굳이 쓰려고 애쓸 필요는 없으며 자기와 맞지 않는 곳에 억지로 갈 필요도 없다. 조금은 멍하니 있는 편이 꿋꿋하게 오래간다.
사람들이 매일 드나드는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도 만나게 되는데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응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나 해보지 않는 일을 할 때에는 불안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런 감정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나를 믿자. 그리고 꾸준히 성실하게 지내보자. 그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itle이 그렇게 탄생했던 것처럼.
'작은 목소리, 밝은 책장'을 통해 Title의 시작과 서점이라는 공간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떻게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지 알 수 있었다.서점지기의 손길이 책을 반짝반짝 빛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책을 읽고 난 뒤 Title이 궁금해졌다. 이렇게 도쿄에 가게 된다면 방문할 곳이 한 곳 더 추가 되었다. 기대가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