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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 지음, 강나은 옮김 / 별글 / 2022년 7월
평점 :

이 구역 딸기는 내 꺼야
by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
'나눔'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대가 핵가족화, 자동화 됨에 따라 점차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관계 맺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영유아기에는 발달과업으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상황으로 쉽지 않아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접하게 되니 그 안에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충실하게 담아 소개한다면 아이들은 그 개념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 구역의 딸기는 내 거야'에는 알록달록 따스한 색감으로 표현된 일러스트와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더 즐겁다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의 저자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이다. 수채물감에서 잉크, 마커펜, 과슈 등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이용하며, 현재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V&A 일러스트레이션 어워드에서 최고의 책 표지 디자인상을 받았고, 핀란디아 주니어 어워드에서는 좋은 핀란드어 어린이 책 상을 받았다.


주인공인 생쥐 이르마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꽃도 가꾸고 과일도 기르며 살고 있다. 밭 가꾸기를 좋아하는 이르마는 "내 밭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라며 다른 동물들이 자신의 공간을 침범하면 "여기는 내 밭이야!"라고 하면서 쫓아버린다. 그리고 자신이 기른 과일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번짐기법을 사용해 표현한 이르마와 풍경이 친근하고 따스하게 느껴졌고 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일러스트이다. 이르마가 들고 있는 딸기가 아주 탐스럽고 먹음직스럽다.


여름 더위 속에서 이르마가 기르는 딸기는 금세 익었다. 맛있는 딸기잼을 만들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딸기밭으로 향한 이르마의 눈 앞에 여기 저기 움푹 패어 있는 딸기가 보인다. 심지어 익지 않은 딸기까지 말이다. 이 모습을 본 이르마는 수염이 덜덜 떨리고 뺌이 화끈 달아오를 정도로 화가 났다. 정성껏 기른 딸기가 이렇게 되어 버리다니!! 그림 속 이르마의 감정이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은 이르마의 감정이 그림과 글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했고, 이 부분에서 아이들과 이르마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통해 공감 능력을 길러볼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조치를 취하기로 한 이르마는 '절대 들어오지 마시오!' 푯말과 함께 울타리를 치고 높은 탑도 지어 밭을 감시하기까지 한다. 그러던 새벽 수상한 소리가 들려 다가가보니 처음 보는 녀석이 있었다. 정체를 물어도 말이 없다. 상추밭에서도 수상한 소리가 들려 가보니 처음 보는 녀석들이 여러 마리 있다. 집을 잃은 달팽이떼다.
이르마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림책을 보며 아이들과 이런 점들을 이야기 나누며 상상력, 창의력도 길러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작은 달팽이가 이르마에게 다가와 "나는 배가 고파요!"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르마는 어쩐지 가슴이 간지럽고 따뜻해짐을 느낀다. 이르마가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동안 혼자 지내 외로웠던 마음이 달팽이와의 만남으로 사르르 풀리고 연민, 사랑과 같은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한 것이다.
혼자일때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도 함께 있으면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감정의 종류는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르마는 달팽이를 위해 자신이 열심히 기른 블루베리를 나누어준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경험을 통해 사랑, 우정, 행복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혼자 먹는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 초반 자신의 밭에 들어오고, 딸기를 떼어 먹어 화가 난 이르마의 표정이 달팽이들과 자신의 과일을 나누고 나서는 기분좋게 미소짓고 있는 모습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나눔'이란 즐거움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내용이다.
그림책 '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는 혼자는 외롭지만 함께하면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르마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감정을 갖고 있으며 아직은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하고 타인과 나누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알록달록 따스한 일러스트 속에 담긴 '나눔', '공감'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