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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김재용 지음, 소보로 사진 / 가디언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엄마의 주례사 by 김재용
살면서 맺게 되는 다양한 인간관계 중에서 '엄마와 딸' 관계는 유독 애틋하다. 정서적 교감을 하면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하고, 반대로 서로를 미워하며 살기도 한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보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만약 내가 엄마라면 내 딸이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는 과정 속에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엄마의 주례사>는 이러한 생각과 고민을 따뜻한 문체로 담아낸 책이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라고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세지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김재용은 에세이스트이자 마흔을 바라보는 연년생 남매, 은퇴한 남편을 매ㅐ니저로 두고 사는 결혼 40년 차 주부이다. 자연과 사람 풍경, 초록을 좋아한다. 제주로 이주해 일상을 여행처럼 산다. '그녀들의 글 수다' 프로그램과 글 쓰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 '글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저서로 <오드리헵번이 하는 말>, <엄마, 나 결혼해도 괜찮을까> 등이 있다.


<엄마의 주례사>는 '커피보다 더 깊고 향기로워지는 사랑법', '내 마음과 달라도 너무 다른 '남'편 사용법', '아이도 부모도 행복한 태평농법', '복잡한 생각을 잠재우는 휴심법', '어설퍼도 신나는 삶의 요렁들' 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각 테마 속에서 저자가 40년 간의 결혼생활을 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따뜻한 문체로 전해준다. 그래서 이야기 하나하나에 공감하며 기분좋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상호 작용을 통해 깊어지면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거야.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 항상 뭔가를 배우면서 성장하는 사람,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는 사람과 말이야. 그래야 네가 성장할 수 있고 나이 들어서도 외롭지 않아.
나의 배우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이 부분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누군가 이야기한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처럼 배우자는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로를 인정하면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이 공감이 되었는데 내가 성장함으로써 성취감을 얻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고 나도 배우자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를 성장하게 하지 않고 부정적인 에너지로 괴롭게 한다면 그 관계를 미련없이 끊어내는 용기도 필요하다. 나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은 사랑에 빠진 감정을 벗어나면서 시작된다고 하듯이결혼의 행복도 환상을 깨고 현실을 냉정하게 바로 보는 그 순간 시작된다고 생각해.
결혼의 환상은 빨리 깨고, 현실은 냉정하게 바라보렴!
'결혼의 환상을 깨고,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것!' 정말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처럼 결혼생활이 핑크빛으로만 가득하지 않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몇 십년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갈등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결혼 생활에서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부부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먼저 알아주기 바라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조율해가는 지혜로움도 필요하다.

인생의 다른 이름은 뭔지 아니?
오늘 하루!
오늘이 모여 네 인생이 되는 거야.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이 가고 힘이 되었던 구절이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면 그것이 내 인생이 된다는 저자의 응원! 인생이 항상 평탄하고 즐거운 일로만 가득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삶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긍정적으로 살아갈지, 부정적으로 살아갈지는 내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결혼, 육아 등 혼자가 하닌 새로운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했다면 더더욱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는 존재여야 하고 특히 아이들에게 부모는 큰 우주이기 때문이다.


챕터 중간 중간 등장하는 '엄마가 주는 팁'과 감성적인 사진들이 잠시 쉬어가는 힐링 포인트가 되어주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주제에 맞는 장소들은 나중에 엄마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엄마와 딸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엄마의 주례사>는 2014년 출판 후 개정되어 다시 출판된 책이다. 출판 후 지금까지의 시간동안 저자의 생각과 사회의 가치관이 달라진 부분만 수정되었으며 개정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추가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처음일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에서 어떤 선택과 마음가짐을 가져야할지 모를 때 그 과정을 먼저 겪은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따뜻한 조언과 위로같다. 그리고 결혼이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힘들 때마다 엄마의 편지처럼 꺼내보고 싶은 <엄마의 주례사>를 결혼을 결심한 이들과 이미 결혼한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