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
박지원 지음 / 몽스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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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 by 박지원


다채로운 색감과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놓여 있는 테이블이 눈길을 끄는 책 표지입니다. '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라는 제목처럼 책에는 저자의 소중한 삶의 이야기와 그 삶 속에 녹아 있는 다양한 음식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맛집을 일부러 찾아다니거나 미식에는 취미가 없지만 일상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음식을 보면 누군가가 떠오를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식사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음식'이라는 매개체는 저에게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 박지원은 두 번의 이혼을 겪고 현재 세 번째 남편인 프랑스인과 노르망디에서 전원생활 중입니다. 20대 시절, 어머니인 디자이너 김행자와 함께 만든 브랜드 '애티튜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지원 박' 디자이너로 활동하였고, 뉴욕에서도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여 2003년 미국 <보그>의 '올해의 신인 디자이너'로 선정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서울 청담동에 식도락가들 사이에 맛과 분위기로 유명하던 'PARK' 레스토랑을 열기도 했습니다. 40대에 늦둥이를 낳은 후 모든 커리어를 접고 유럽에 정착하여 글쓰기와 사진 작업 등을 해왔습니다. 남들 눈에 보이는 화려한 삶 대신 음식으로 사랑을 나누며 자연과 호흡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삶을 추구합니다.


'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는 '루카 맘', '사랑의 테이블', '삶을 위한 레시피', '디자이너의 식탁' 4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이 아닌 타국에서 생활하며 겪어온 이야기, 엄마로서의 삶,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리,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있는 요리 TIP까지. 저자가 스스로를 'Life Designer'라고 명명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온 후 나는 아이들과 외출 시 간식 바구니를 챙겼다. 바구니 안에는 껍질째 썬 사과, 포도, 방울토마토, 당근 오이 등의 채소와 과일을 담은 지퍼백, 물, 견과류, 삶은 달걀, 감자, 고구마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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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우리의 입맛을 좌지우지하며 선택의 버튼을 클릭하는 외의 기능이

어릴 적 엄마가 먹인 그대로 데이터로 각인된다! 실로 엄청난 일이다.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아이들 이야기에 저절로 관심이 가게 되는데요. 저자가 외국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읽으며 공감이 갔습니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어렸을 때 아이의 경험은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식습관이 그러한데 유럽인들은 아직은 자기조절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냉장고를 열 때에도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이 쇼킹하고 단호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필요한 부분이며 식재료 본연의 맛을 경험으로 알아가면서 성인이 되었을 때 음식의 다양한 맛을 알고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꿀벌 소금통을 두고 나누는 화목한 가족의 전통이나 지닌 것에 대한 소박한 애정이 '행복의 조건'이 아닌가 싶다.


식탁 위의 소품 하나에도 애정을 갖고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이 소소하지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인지 알 수 있는 구절이었습니다.

'식구'라는 말이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인 것처럼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행복'임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 소중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 중간마다 음식, 가족, 테이블 세팅 등 저자의 감각적이고, 애정 가득한 사진들이 담겨있습니다. 요리를 잘 하지도, 즐겨하지도 않는 저지만 저자의 레시피나 음식에 대한 묘사를 읽어내려가면 절로 그 음식에 대해 상상하게 되고 한 번 쯤은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저자의 요리 TIP도 있으니 기존 레시피가 식상하신 분들은 적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쉽고 편안하고 정제된 것만 선택하는 삶. 과연 그 속에서 꼼꼼히 현재에 존재하며 숨 쉬고 감사할 수 있을까?

속도를 늦추고 양을 줄이며 조금은 비효율적인 삶을 생각해 볼 때가 온 듯 싶다.


책에는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와 자세도 담겨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디자이너, 사업가, 요리, 사진, 글쓰기, 육아 등 다양한 분야를 쉼 없이 달려온 그녀에게 현재의 삶은 때론 슬픔도 있지만 따뜻함과 행복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요즘, 잠시 멈추고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디지털도 좋지만 때론 자연을 느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느긋한 시간도 종종 가져봐야겠습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요리를 통해 희노애락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애플 타르트를 구워 갈까 해'를 지친 일상 속 쉼표와 힐링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세상에 음식보다 더 좋은 대사(ambassador)는 없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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