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그림책 ‘여기는‘

여기는 - 세상과 나를 발견하는 순간
사이하테 타히 지음, 오이카와 겐지 그림,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21년 11월

초등그림책 '여기는'

"여기는 나의 한 가운데입니다."

이 말은 누가, 누구에게 하는 걸까요?

왜 내가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걸까요?

이런 호기심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한 아이가 엄마의 무릎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창 밖에는 아이의 옷과 똑같은 풍선이 보입니다.

아이의 눈에는 무엇이 보일까요?

아이는 '여기에' 앉아 자신의 위치를 설명해주는 듯 합니다.

동네에는 공원, 빵집, 미용실도 있고 사람들이 북적북적합니다.

공원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이하고 있네요.

아, 파란 풍선이 둥둥 날아가고 있어요!

아이의 설명에 따라 그림책 속 시선도 달라집니다.

이러한 시선의 변화가 이야기에 좀 더 몰입하게 하고 입체감 있게 느껴집니다.

땅 속에 살고 있는 두더지 두 마리도 보이네요.

어, 파란 풍선은 점점 하늘 위로 올라갑니다!

파란 풍선은 아이에게서 점점 멀어져 하늘 위로 올라가지만

아이는 엄마에 무릎에 앉아 '여기에' 있습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알록달록 원색을 사용한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장면마다 원근감이 느껴져 간결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게 다가오고,

'여기는' 내가 있는 곳이라고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선, 색, 문장으로 구성된 장면이 더 임팩트있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더불어 아이와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죠.

이야기의 마지막은 다시 엄마 무릎에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입니다.

아이와 엄마가 서로 마주보고 미소 짓고 있네요.

나는 '여기'에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엄마도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 '여기는'의 저자는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사랑의 솔기』, 『사랑이 아닌 것은 별』 등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사이하테 타히 입니다. 시인이 쓴 그림책이라서 그런지 간결한 문장임에도 다양한 감정이 함축된 듯 하고,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그림책 속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 본 세상은 평화롭고 행복해보입니다. 곁에는 내가 사랑하는 엄마까지!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파란풍선'은 엄마의 품도 좋지만 풍선처럼 자유롭게 둥둥 날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 자신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마음, 자존감은 점점 자라 어른이 될 아이에게 큰 자양분이 되어줄 것입니다.

정말이지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그림책, '여기는'!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자라길 바라는 아이는 물론, 낮은 자존감에 힘을 얻고 싶은 어른에게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