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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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심 공무원의 코믹 감동 원더랜드 도전기' 라는 도서 정보속의 한 구절에 눈길이 간 이유는

공무원이라는 직업과 원더랜드라는 이미지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세히 읽어보니 적자덩어리인 놀이공원을 공무원이 재건하는 일이란다.

아등바등 일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익숙한 공무원에게 놀이공원 재건이라니.

창의력과는 거리가 있는 공무원이 놀이공원을 어떻게 바꿀지 호기심이 생겼다.

 

책을 읽다보니 비록 일본이라는 배경의 차이는 있지만 공무원 사회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았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어 사서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사서로 일하기 위해 지방직 시험을 쳐서 사서공무원이 된 내가 느꼈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사서'와 '공무원'이라는 신분 사이의 괴리감이었다.

일 하나 처리하는데 무슨 계획이며 보고며 결재사항이 그리도 많은지.

게다가 뭐하나 추진하려고 하면 부딪히는 장벽이 많다.

예산문제는 둘째치고, 보수적인 공무원 사회에서 사례없는 계획추진은 무리수다.

거기다 민원인들의 말 한마디 눈빛 하나하나에 몸을 사리는 모습들이라니...

 

주인공 케이치가 코마타니의 아테네마을 재건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닐 때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반대하고, 윗사람 눈치보느라 반대하고, 예산 핑계를 대며 반대하고,

사례가 없다며 반대하는 다른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며 어쩜 이리 비슷할까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예전에 동기가 해줬던 말이 생각나기도 .

"공무원은 너무 잘 하려고 하면 다친다."

 

하지만 절망적이기만 한건 아니다. 소심하기는 케이치도 마찬가지였지만, 차차 변화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유쾌하기도 했다.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부끄럽지 않은, 나 자신에게 당당해 지기 위한 작은 움직임.

그 움직임이 하나 하나 모여서 큰 변화를 이끌어 내는것이 아닐까.

비단 공무원 사회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 전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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