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자라는 그곳, 지중해
홍수정 글.사진 / 책만드는집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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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곤 한다.
익숙함이 아닌 '낯선' 장소에서 보내는 시간.
그곳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할수있을지도 모른다.
생애 가장 특별한 로맨스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특히 그곳이 지중해라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
누군 가기 싫어서 안가나? 언제나 머릿속은 항상 여행을 꿈꾸고있는데...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한때는 돈이 없어 떠나지 못하고, 돈이 생기면 시간이없어 못 떠나며, 돈과 시간이 다 있을 땐 체력이 달려 주저앉는다고. 내가 딱 그 짝이었다.  

  - 프롤로그에서

 
   

나처럼 막연하게 여행을 꿈꾸기만 하던 저자는
몇 해 동안 눈독만 들일 뿐 감히 엄두도 못냈던 가방을 갑작스레 선물받은 것처럼
그렇게 갑작스럽게 여행길에 오른다.
그동안 그녀의 인생에서 계획이란 직장에서의 업무, 결혼을 위한 자금마련, 집장만 등등이었지만이번 여행을 위한 계획은 오롯이 '그녀만을 위한' 계획이었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그녀는 그 느낌을 '우주의 중심이 바로 나인것 같은' 기분으로 표현했다.
인생에서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게되는 날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그렇게 여행길에 오른 그녀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지를 약 100일동안 혼자서 여행한다.
서른을 넘기면서 남들처럼 결혼, 일, 안정적인 생활을 좇아 안달하고,
남들의 기준에 맞춰 남들처럼 살기위해 스트레스에 시달려야했던 그녀는
여행을 통해 조금은 성숙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 같다.

   
  누구나 똑같은 시간을 사이에 두고 나이를 먹는다.
돈이 많다고 내일이 천천히 오는것도 아니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1년이 30일만에 흘러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와 숫자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갭을 늘였다 줄였다 조정하는건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이 든 걸로 치자면 88세 울 할머니도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릴 이 도시 로마에서도 천년이 넘는 시간을 버틴 벽돌사이로
새로운 이끼가 피어나고 있는 것을.
....

이렇게 계절은 흐르고 나는 또 서른셋이 되겠지.
그래도 괜찮다. 아직 마흔은 아니잖아.
또 마흔이면 어때. 아직 오십은 멀었는데.
 
   

나 또한 20대에서 앞자리가 3 으로 바뀌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탄식하며 괴로워하곤 했다.
하지만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할것같다.
지금의 나는 나이든다는것 자체가 겁나는 것이 아니라 20대 초반에 비해 현실적인 면을 중시하게 되고
어릴때엔 상상도 못했을 것들(예를들자면 결혼이나 직장에 관련한 일들)에 연연하는  나 자신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음을 알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이겠지.
그녀 또한 서른 초반까지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그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한 것이 아닐까.
아마 여행을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조급해할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직접 여행을 떠남으로써 성장하게 된 저자의 책을 통해, 나 또한 간접적으로나마 느낄수 있었다.
그녀의 생각, 그녀의 경험담을 읽으며
'아..나도 이런 기분 느낀적 있는데..' 하고 공감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대 초반 보다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여성들이 읽으면 더 공감할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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