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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이 하도 난리를 부리기에 한번 읽어보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릴레이연작이라는 작품구성상의 특징도 그렇고 비향토적인 도회적인 이미지때문인지 일본문화의 이질감도 들지 않았다.(시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이책을 읽기전에 소세끼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다가 문화적 무지로 인해 포기했기때문에 이런 느낌이 더욱 심하게 들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가오리가 쓴 rosso는 처음 보게 된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극기 간결한 언어로 풀어나가면서도 매번 바뀌는 인간의 감정 변이를 놓치지 않고 아주 솔직하게 표현한 가오리의 글은 마치 하루끼의 상실의 시대를 처음읽었던 때의 감동을 다시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에 비해 히토나리의 blu는 말그대로 '그저그랬'다. 소설의 반쪽을 확인하는 정도. 소설을 결말까지 이끄는데 그다지 관련이 없어보이는 다른 부분까지 설명이 길어서 그런지 몰라도 중간부분이 약간은 지루하다.(준세이이라는 인물을 형상화하는 데는 일조하겠지만 독자의 관심사는 딴데 있기때문에 책을 뒤로뒤로 넘기게 된다.)
어쨌든 blu를 읽고 rosso를 읽기 보다는 rosso를 먼저 읽기를 권한다. blu를 읽으면 사건의 전말과 결말까지 모두 파악하게 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