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겪은 트랜스젠더로서의 삶을 알려주는 책이다.
개인적이지만 개인적이지 않은 이야기는 엘리엇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했는지를 알려준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느끼는 나와 사회에서 정의하는 내가 일치하지 않을 때 오는 혼란스러움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페이지 보이를 통해 엘리엇의 삶을 읽고 난 후 그 불일치가 가져다주는 혼란이 얼마나 사람을 불안정하게 하는지 느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엘리엇이 혼란스러움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번역가의 말이 인상 깊었다.
“한편으로는 퀴어를 비롯한 소수자와 약자를 가리키는 비하의 말과 금기 표현의 경우 가급적 원어를 그대로 가져오되 우리말로 다시금 옮기지 않고자 했다. 새로운 금기어를 만들어내고 싶지 않았고, 이미 그런 말이 있다면 덜 쓰이다 잊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중략) 앞으로 우리가 퀴어의 이야기를 어떻게 읽고 옮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나름의 방법들을 내어놓는 것, 그 과정에서 새로 배우는 것 역시 번역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단어 하나까지 고심해서 번역되고 만들어진 이 책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날, 커뮤니티에서 엘리엇 페이지의 사진을 보았다. 편해 보이는 통 큰 바지에 후드집업을 입고 길을 걷다 찍힌 파파라치 사진이었다. 글의 제목은 ‘왜 엘렌 페이지(그때는 성전환하기 전이었다)는 몸을 가리는 옷을 입는가?’ 대충 뭐 이런 엘리엇의 옷차림이 시스젠더 여성스럽지 않다는 의미였다. 그걸 보고 ‘대체 이게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을 했고, 엘리엇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똑같은 생각을 했다. 대체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엘리엇이 트랜스젠더 남성으로 살면서 겪어야 했던 혐오는 읽는 내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를 인격체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보통’의 사람과 다르니까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내 주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해서 트랜스젠더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인가? 계속해서 내 안에 떠오르는 질문들은 엘리엇이 세상에 던지는 질문과 같다고 생각했다.
📌책 표지가 강렬하다. 엘리엇 페이지의 모습이 크게 담긴 표지는 엘리엇의 예전 삶을 벗어나 비로소 ‘엘리엇’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감이 보인다.
그리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뒷날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감싸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걸 보고 이게 무슨 뒷날개지? 라는 생각을 했으나 읽다 보니 책갈피가 따로 필요 없어서 편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디자인의 뒷날개로, 다른 책과 달랐지만 틀린 뒷날개는 아니었다. 이 책과 어울리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